◆무제한 돈풀기 경제를 세울까?
바이든 당선인은 9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형태의 자문단을 발표했다. 앞서 승리 연설에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통제 없이는 경제 회복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는 집권 뒤 모든 자원을 쏟아 경제 회복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MMT 추종자 켈튼 교수의 TF 합류는 이런 측면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현대통화이론으로 불리는 MMT는 "재정적자는 죄가 없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완전고용과 유휴설비 가동 등을 위해 필요하다면 계속해서 돈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세금을 인상해 시장 내 유동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기과열을 막을 수 있다는 게 MMT 옹호자들 주장이다. 이들은 균형재정 집착이 오히려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막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당시 이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위험하고도 무지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실패한 카지노처럼 운영하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스타 정치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의 제안으로 MMT가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환경친화적이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및 기술로 100% 전환한다는 이른바 '그린 뉴딜'을 주장하면서 6조6000억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MT는 주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MMT는 주목을 받고 있다. MMT를 도입할 경우 가장 큰 우려로 꼽혔던 물가급등 우려가 팬데믹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행정부가 돈을 뿌릴 경우 기후변화에 대한 경제적 투자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향후 4년간 2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에 나서며, 이 중 상당수는 기후변화 대응 중심의 인프라 투자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바이든 정부의 행보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앞서 민주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조 달러가 넘는 대규모 부양책을 제안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1조 달러에도 못 미치는 부양책을 주장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교착상태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세금은 줄고, 재정 지출은 늘고?
미국 대선과 의회 선거 결과에 대해 미국 금융시장은 만족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당선인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더라도 저금리 선호 정책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의 변화는 전면적이지 않고 점진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온건한 태도는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JP모건 펀드의 수석시장전략가 데이비드 켈리는 민주당 소속의 대통령 당선과 공화당의 상원 장악이 시장에는 오히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이 당초 제안했던 2조 이상의 대규모 부양책 정도는 아니지만 부양책은 여전히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규모가 줄어든 부양책은 실물 경제 회복을 다소 느리게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는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최저 금리의 장기화는 주식시장에는 호재다.
켈리 전략가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 위협도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결국 세금 인상, 규제 및 더 공격적인 연준의 위험 없이 경기부양책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2021년 경기 과열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로 사회적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극단적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시장에는 안도감을 줬다고 NBC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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