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HDC현산 상대로 계약금 2500억원 몰취 소송…법정공방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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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11-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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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후폭풍

  • HDC현산은 자산매각 반대 공문

아시아나항공과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매각 계약금 2500억원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지 2개월 만에 양사의 소송전이 본격화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은 지난 5일 HDC현산을 상대로 계약금 몰취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HDC현산이 계약금을 보존하기 위해 설정한 질권(담보)을 해제하고, 이 중 아시아나 몫인 2500억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가 발행할 보통주식(신주)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구주)을 322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에 각각 2177억과 323억원을 계약금으로 냈다.

하지만 계약금이 에스크로 계좌에 질권 설정돼 있어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이 계약금을 인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에스크로 계좌는 은행의 감시를 받으며 일방이 돈을 인출할 수 없도록 한 계좌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부진을 겪게 되면서 HDC현산이 인수를 미루기 시작했다. 아시아나의 회계 부실을 문제삼으며 재실사를 요구했다. 반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재실사를 거부했다. 지난 9월 11일에는 HDC현산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계약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계약금은 그대로 에스크로 계좌에 남게 됐다.

계약 해지 통보와 함께 금호산업과 아시아나는 에스크로 계좌에 있는 계약금 2500억원을 찾을 수 있게 동의해 달라고 HDC현산에 요청했다. 그러나 HDC현산은 두달 넘게 동의해주지 않았다.

한편 HDC현산은 최근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금호리조트 등 아시아나 종속회사를 자신들 동의 없이 매각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향후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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