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에 술렁이는 항공업계] 천당지옥 오간 하루... “일단 지켜봐야”

미국 제약사 화이자 발 코로나19 백신 개발 희소식에 항공업계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에 끝 모르게 떨어졌던 주가가 오랜만에 반등해 잠시 웃음을 내비쳤지만, 실질적으로 받아든 우울한 3분기 실적에 이내 쓴웃음을 지었다. 전문가들도 실질적인 효과가 검증되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바닥을 헤매던 항공업계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 전일 대비 10% 이상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1.24% 오른 2만4250원에 거래가 끝났다. 진에어(11.54%), 제주항공(11.11%), 티웨이항공(10.00%) 등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앞서 각국의 잇따른 백신 개발 가능성 소식의 결과다. 지난 9일(현지시간) 화이자는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미 당국과 협의해 최대한 빨리 제품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러시아 당국자도 같은 날 자국이 자체 개발한 백신도 비슷한 효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현지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부 산하 '국립 내과·예방의학 연구센터' 소장 옥사나 드라프키나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건부 지시로 일반인 대상 '스푸트니크 V' 백신(러시아 개발 백신) 접종의 효능을 관찰하고 있다"면서 "관찰 결과 효능이 90% 이상"이라고 전했다.

국내 업체들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 연내 임상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실제 화이자 등 현재까지 알려진 코로나19 백신은 최약계층 고령층에 대한 효과 검증이 안 된 상태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의 전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오스트롬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화이자 백신 연구가 입증한 게 무엇인지 어떤 정의를 내리기에도 아직 진짜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강력하게,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도 아직 의문이라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은 코로나19 항체가 3가지이며 가장 오래 지속하는 게 4개월 정도라는 연구결과를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정상적인 일상은 2022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화이자 발표처럼 접종자 90%가 면역반응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집단면역에 이르려면 인구의 최소 4분의 3이 백신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분간 항공업계도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LCC업계는 주가가 급등했던 것과 달리 마이너스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701억원으로 작년 동기(174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이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일 공시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500억원과 4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이자 소식은 침체됐던 항공업계에 오랜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다만 주요 수익처인 국제 여객 수요 회복까지는 요원한 만큼 정상화될까지 버틸 방안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의 모니터에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뉴스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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