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중단됐던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 운영이 14개월 만에 차례로 재개된다. 지난 6일에는 ASF 여파로 지난해 10월부터 중단됐던 판문점 견학이 13개월 만에 재개되기도 했다.
11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중단했던 ‘DMZ 평화의 길’ 파주 구간 운영을 오는 28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참가를 희망하는 국민은 오는 13일부터 한국관광공사 ‘DMZ 평화의 길’ 또는 행정안전부 ‘디엠지기’ 홈페이지에서 방문을 원하는 날짜를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동반자 4인까지 신청할 수 있다. 최종 참가자는 추첨을 통해 선정되고, 선정 결과는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개별문자로 안내할 예정이다.
‘DMZ 평화의 길’ 파주 구간 1일 최대 참가인원은 20명으로 오전 10시와 오후 2시, 1~2차로 각각 10명씩 나눠 임진각에서 출발한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운영 규모 축소에 따른 조치로, 여행 중 마스크 착용, 2m 거리두기 등 참가자 안전여행 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예정이다.
‘DMZ 평화의 길’ 파주 구간은 임진각에서 출발해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도보이동(1.4km)→도라전망대(6.5km)→통문(2.5km)→철거 감시초소(GP, 1.8km)→통문(1.8km)→임진각(7km)으로 이뤄진다.
‘DMZ 평화의 길’은 DMZ에 평화를 공고히 정착시키고, 접경지역의 번영·발전을 촉진하고자 지난해 4월 공개됐다. 그러나 ASF 발생 여파로 파주, 철원 구간은 지난해 9월 19일부터, 고성 구간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잠정 중단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DMZ 평화의 길’ 고성, 철원, 파주 구간에는 지난해 개방 이후부터 ASF로 중단되기 전까지 약 1만5000명이 방문했다. 이에 정부는 ‘DMZ 평화의 길’ 재개방을 통해 더욱더 많은 국민이 DMZ에 담긴 평화·생태·역사·문화 등 다양한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강원도 철원에서 열린 ‘2020 DMZ 평화협력 국제포럼’ 개회사에서 “남북은 한반도라는 하나의 몸을 나누어 살아가는 생명과 안전공동체”라며 방역·보건·기후변화 등의 협력을 실현할 공간인 DMZ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장관은 “경계를 넘나드는 전염병과 재해와 재난 극복을 위한 남북 공존의 길을 바로 이곳 DMZ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언제라도 남북이 손을 맞잡기만 한다면 DMZ가 한반도 평화번영의 가능성을 선(先) 체험하는 상생의 실험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파주 구간 재개에 앞서 ASF 방역을 위해 멧돼지 차단 울타리와 차량 및 대인 소독 장비, 발판 소독조 등을 설치하고, 관계 부처 합동 점검을 완료했다. 또 파주 구간 재개 이후에도 ASF 방역 조치 이행 및 멧돼지 서식 현황을 지속해서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파주 구간 재개를 시작으로 고성과 철원 구간도 ASF 방역 조치를 마무리하는 대로 합동 점검을 거쳐 2021년 초부터 차례로 재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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