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존재감 키우는 정 총리...추미애·윤석열에 "거칠다·자중하라" 이례적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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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1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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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균 총리, 취임 300일 맞아 출입기자단 만찬

  • '월성 감사 논란' 등 민감 현안에 거침없이 직설

  • 대권 출마설엔 "현재 주어진 책무에 집중" 일축

정세균 국무총리가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그간 대권 출마설이 언급될 때마다 정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이 우선이라며 선을 그어왔지만, 취임 300일을 맞은 지난 8일을 기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민감한 현안에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그간 행보와 달리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치고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각각 "거칠다", "자중하라"며 쓴소리를 하는 등 거침없이 소신을 밝히고 있다.

거듭 피어오르는 대권 주자설에 대해서는 "지금은 바쁘다"면서도 "(내년 3월) 그때 가서 보자"고 받아치는 등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내놔 관심이 쏠린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세종시 세종공관에서 열린 취임 30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300일' 정 총리, 민감 현안에 거침없이 직설

11일 국무총리비서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취임 300일을 기념해 전날 오후 세종공관에서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를 열고 여러 민감한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우선 "300일이라는 상당히 긴 시간이 저에게는 코로나와의 싸움의 시간이었다. 어쨌든 정부는 결코 방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는 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민생경제에 주력할 것을 약속, 특히 중견·중소기업 지원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개혁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에서 총리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정 총리는 "많은 국민이 (양측 갈등에) 걱정이 많고 편치 않을 것"이라며 "국정책임자로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자숙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윤 총장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을 언급했다.

추 장관을 향해선 "검찰개혁을 위해 수고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도 "그런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아마 국민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실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또한 감사원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경제성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감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데 대해 "우리 공직사회가 사명감과 책임 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세종시 세종공관에서 열린 취임 30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권 출마설 일축..."현재 주어진 책무 집중"

그는 "(공직사회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도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저는 우리 공직자들에게 적극 행정을 주문해 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직사회가 최선을 다해 적극 행정을 펼치려고 하는데 검찰 개입이 찬물을 끼얹는 격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지분 보유액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두고 정부 내부적으로 이견이 발생한 데 대해 "경제는 원래 충격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경제 주체들에게 충격을 주지 않고서도 경제를 잘 이끌어나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해당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투자자들이 쌍수를 들어서 반대하는 정책을 무리하게 드라이브(추진)할 필요는 없다. 경제를 운용함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꾸준히 제기되는 대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국민의 삶이 어느 때보다 힘들 때"라며 "다른 생각보다 현재 저에게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전날 오후에도 KBS광주 '뉴스7'에 출연,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말에 "지금 저의 책무가 무겁고 그 일을 제대로 감당하기에도 바쁘다"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내년 3월에 어떤 말을 할 시간이 다가올 것으로 보는가'라는 물음에는 "그때 보시죠"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에 정 총리가 차기 대권 출마설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한편 정 총리는 개각과 관련해선 "작게 두차례 나눠 할 것"이라며 "개각 시점의 경우 연말 연초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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