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V자 반등' 한 발짝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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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0-11-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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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백신ㆍ치료제 상용화되면 국제사회 소비 확대로 수출 활기 예고

  • 정부 재정ㆍ행정력 올인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 줄어들면 3% 이상 성장 기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의 모니터에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뉴스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수출은 아직 불안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시 변수입니다. 다만, 세계 시장이 코로나 악몽에서 깨어난다면 한국 경제에도 승산이 있습니다."

경제·통상 전문가들의 얘기다. 미국 대형 제약사인 화이자의 백신 임상 실험 효과가 공개되자, 국제사회가 코로나 탈출까지 남은 시간을 손꼽아 세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세계경제 침체기를 목전에 뒀지만, 'V'자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부풀어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올해엔 마이너스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내년에는 3% 이상은 거뜬히 성장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11일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1%로 내다봤다. 백신 상용화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부활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아 3% 수준을 쉽사리 뛰어넘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여기에 코로나 정국을 염두에 둔 정부는 경제 체력 유지와 신산업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모든 재정·행정적 역량을 내년에 투입한다. 이달부터 국회가 심의 중인 2021년도 예산안 규모는 555조8000억원으로 역대 초슈퍼급이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전략 등 한국판 뉴딜로 위기의 한국 산업에 숨을 불어넣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말께 3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뒤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상당폭 반등하면서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경제 성장에 대한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 당시엔 국제사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 성장에 대한 확신을 주지는 못했으나, 이번 백신 임상실험 결과로 시장 상황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무역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소비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거나 치료를 받게 되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수출 및 서비스산업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라며 "해외 소비 시장은 그동안에도 유지됐는데, 백신과 치료제가 효과를 내면 서비스업 역시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 역시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실험에 여념이 없다. 백신 개발은 다소 뒤처진 감이 있으나 치료제 등 개발은 속도를 내는 중이다. GC녹십자의 경우,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임상시험과 별개로 치료 목적으로 병원에서 사용하기 위해 승인 받은 건수가 5건에 달한다. 국내기업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4∼5일 이내에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임기 종료를 앞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승부처는 내년이라는 데 고개를 끄덕인다. 야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 정국에 국민의 삶이 팍팍해졌기 때문에 정부가 내년에 국민 소득 향상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그나마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경제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 등 정부의 정책도 성장세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되겠으나, 백신과 치료제를 통해 치명적인 정도가 완화돼야 V자 성장에 힘을 보태줄 것"이라며 "다만, V자 반등은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절대적인 성장세를 되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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