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선물사와 증권사·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내년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100~1155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달러화는 중기적으로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미국 통화량이 급증하고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 달러 공급이 확대되는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며 경기 정상화를 위한 지출 확대와 더불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추가적인 양적 완화로 정책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불확실성을 높이고 글로벌 달러 공급 흐름을 제한하며 달러 약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미국이 정부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약달러를 용인할 여지도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는 것이 시급하다. 강도 높은 정책 대응 과정에서 정부 부채 부담은 불가피하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채 부담 완화를 위해 실질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명목금리 하락 또는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통해 가능하다"며 "달러화 약세로 물가 상승 압력이 누적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및 실질금리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2010년 25.9%에서 지난해 17.4%까지 줄었다. 전체 수출에서 가격 경쟁이 요구되는 가공수출 비중도 같은 기간 39.8%에서 26.3%로 낮아졌다. 수출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할 필요성이 적어졌다는 의미다.
원화는 내년에도 펀더멘탈(기초체력) 우위를 보이는 위안화에 동조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 대중국 교역 의존도가 높다"며 "외국인 투자자는 폐쇄적 자본시장 구조로 많은 거래 비용이 수반되는 위안화 대신 원화를 프록시 통화로 활용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를 하회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임혜윤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돼 위안/달러 환율이 6.4위안까지 하락할 경우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내려올 것"이라며 "연말에는 1050원에 근접할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원화 강세 기조 속에서도 1000원대는 사수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경상 흑자 회복과 외국인 자금유입 제한 등의 대내환경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주요 연기금의 해외투자 확대 기조 등이 하단을 강하게 지지할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