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김태영 현 회장이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연합회장은 '민간 출신'이 맡아야 한다"고 밝힌 이후 '김태영 연임' 가능성이 대두된 터라,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후보로 거론돼 오던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도 최 전 위원장에 이어 회장직 고사 의사를 밝혔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오는 17일 2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롱리스트(후보군)를 확정한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첫 회추위에서는 후보 추천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태영 현 회장이 차기 유력 후보 중 한명으로 대두되는 분위기다. 그간 김 회장은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다. 은행연합회장이 연임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행권에서 김 회장 연임 가능성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차기 회장직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업계 출신'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한 고위 관계자는 "회장직 고사 뜻을 전하는데, 굳이 민간이 올라야 한다는 말을 한 배경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관피아' 논란에 따른 정부의 '시그널'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마평에 올랐던 윤대희 신보 이사장도 13일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김태영 회장은 지인들에게 "연임에 대해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바는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두 전 의원은 여전히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민 전 의원이 선출되면 연합회 역사상 첫 비은행장, 정계 출신 회장이 된다. 그간 연합회장은 은행장이나 지주 회장을 거친 관 출신 인사들이 맡아 왔다. 한 관계자는 "은행 '힘'이 없어지면서 업계가 관 출신 인사를 바라는 분위기이지만, 관 출신 인사라고 관과 소통이 잘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고향이 관'이라는 인식 하에서 업계 대변을 제대로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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