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2021 K-비즈 서바이벌] 위기 속 기회를 만든 제약·바이오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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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김태림·전환욱 기자
입력 2020-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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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태한 삼바이오로직스 대표, 백복인 KT&G 대표,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제약·바이오 기업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왔다. 코로나19로 해외 영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간 쌓아온 역량으로 백신·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전면에 나서며 몸값을 높이는 영리한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또 해외 수출로 실적을 견인한 KT&G의 사례는 코로나19로 해외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또 다른 성공 모델을 제시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의약품 위탁 개발(CDO) 강화 전략'과 '코로나19 치료제 생산기지화' 투 트랙을 구사해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의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인 샌프란시스코에 의약품 위탁개발(CDO) 연구·개발(R&D) 센터를 열고 CDO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CDO R&D센터의 온라인 오픈 행사에서 "센터 오픈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테크 고객들의 신약 개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고객 만족도를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사장은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넥스트 도어 CDO 파트너'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김 사장은 또한 '코로나19 치료제 생산기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영국 제약회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4393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7015억원)의 63% 수준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상장한 이후 단일공시 기준 최대 계약금액이다.

코로나19 위기 속 김 사장의 전략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분기 누적 실적 매출 7895억원, 영업이익 2002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고 매출액과 영업이익 이끌었다. 여기에는 서 회장의 리더십이 통했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서 회장은 온라인 간담회에서 연말 은퇴를 거듭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은퇴 이후 회사 운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 회장은 오래전부터 30대인 두 아들 대신 전문경영인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물론 재계의 많은 오너들이 자녀들에게 기업을 물러주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서 회장이 이끈 셀트리온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3분기보다 138% 늘어난 24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90% 늘어난 5488억원을 달성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혈장치료제 개발에 과감히 뛰어들어 눈에 뛰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다른 제약사들이 상당수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만으로 시장을 구축할 때 혈액제제와 백신제제 등에서 역량을 쌓아온 GC녹십자의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허 대표의 리더십 아래 GC녹십자는 3분기 만에 연간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면서 크게 늘어난 백신 관련 매출이 이를 견인했다.

GC녹십자는 2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이 5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7.1% 증가한 수치로 분기 영업이익이 500억원을 넘어선 건 2014년 3·4분기 이후 처음이다. 또 GC녹십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혈장치료제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서도 KT&G가 올해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백복인 사장 취임 5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백 사장은 취임 이후 연구개발(R&D) 조직을 정비하고 비용 투자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는 등 공격적인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올해 연결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어난 43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46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했다.

KT&G가 이처럼 호실적을 기록한 요인으로는 국내 담배 판매의 견고한 흐름과 해외 주력시장 수출 확대 등이 꼽히고 있다.

업계에선 '오른손'에 해당하는 주력사업 궐련 담배뿐만 아니라 궐련형 전자 담배라는 차세대 사업을 동시에 확장한 백 사장의 '양손잡이 경영'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퀀텀점프에 성공한 해외 실적도 백 사장의 추진력 있는 리더십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KT&G가 '수출 기업'으로 변신한 데는 백 사장을 필두로 한 경영진의 글로벌 사업 의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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