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 장기화] 美 폭발하는 코로나19…달러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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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1-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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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추가 통화완화 정책 내놓을 듯

달러가 휘청이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2.75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0.22% 하락한 것이다. 반면 글로벌 안전자산인 엔과 스위스 프랑은 강세를 보였다. 다만 달러만 예외적으로 하락한 셈이다.

우선 나날이 악화하고 있는 미국 팬데믹 상황이 달러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가 다시 고꾸라지는 더블딥 위험이 높아진 탓이다.

미국 정치 상황도 달러 약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부양책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 부양의 짐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게된다. 초강력 통화완화 정책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조 바이든 시대의 무역 환경 변화도 달러 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직 우리는 터널 속"

지난주 초 화이자의 백신이 90% 이상 효과가 있다는 소식에 글로벌 주식시장은 들썩였다. 달러도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말로 접어들면서 폭발하는 확진자 수에 시장도 기대보다는 우려에 무게를 실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확진자 수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에서 낙관론을 이어가기는 힘들다"면서 "시장은 터널 끝에서 빛을 보고 있지만, 여전히 터널 안에 있는 것은 변함없다"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미국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14일 기준으로 미국은 이미 12일째 확진자 수가 하루 10만명 이상이다. 일부 주는 속속 경제 봉쇄 정책에 버금가는 규제책을 내놓았다.

경제적 고통이 심화하면서 연준의 초저금리정책도 더 길어지게 된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킷 서커스 외환전략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중앙은행이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내년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달러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다리지 않고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국채 구매량을 현재보다 50%가량 늘리는 것 등 유동성 증가를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 구성원들은 수개월 전부터 정부와 의회에 추가 부양책 도입을 촉구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양책마저 끊기면 미국 경제가 돌이키기 힘든 내상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부양책이 좀처럼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기에 선거까지 겹치면서 1월에나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두고 보다 못한 연준이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 1월 부양책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규모는 시장의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 상원 장악이 유력한 공화당은 대규모 부양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다음 FOMC 이전에 추가적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을 경우 시장은 다시 한번 술렁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국 국채 수익률은 크게 떨어질 수 있으며, 동시에 주요 국가 대비 미국 달러 가치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부양책의 규모가 작을 경우 달러 약세는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싱가포르 투자업체 필립 퓨처스는 최근 “미국의 경기부양은 재정 정책이 아닌 연준의 끊임없는 돈 풀기에 의존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달러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무역 불확실성 줄며 신흥국 통화 상승

씨티 프라이빗 뱅크는 향후 국제무역의 불확실성 감소도 달러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시대는 다시 동맹의 구축으로 돌아가면서 '관세 위협'이 최우선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글로벌 무역시장이 좀 더 예측 가능해지면서 달러는 약세가 되고 신흥국 통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던 지난 5일과 6일 사이 달러 인덱스는 각각 0.94%, 0.32% 하락했다.

JP모건프라이뱃뱅크의 애덤 마골리스 헤드는 CNBC방송에 출연해 "선거 이후 더 놀라웠던 점은 역외 위안화와 아시아 통화가 올랐다는 것뿐만 아니라 (G10 통화 대비) 달러화에 대한 폭넓은 매도세가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골리스 헤드는 바이든의 승리가 전반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줄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는 아시아 외 지역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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