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핵심 안건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다. 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자하면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산은은 사실상 재무적 투자자로 인수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한진칼은 그만큼 인수 부담을 덜 수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산은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 후 정상화 방안을 고심하던 중 나온 고육지책인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항공업이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2개의 대형 항공사에 정부 지원을 이어가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3000억원을 소진한 후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은 바 있다. 대한항공 역시 지난 4월 산은과 수운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도 예고돼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치는 방안은 정부 내에서도 공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3일 이와 관련해 “아주 상식적으로 얘기했을 때 좋은 방안이면 정부로서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며 “산업은행에서 자금 투입의 최소화, 경영이 어려운 기업의 정상화 지원을 통해 고용 안정을 꾀한다든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지 등의 측면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안은 오는 16일 열리는 산경장 회의 종료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같은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방안은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전제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혈세 추가 투입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 불가능한 회사를 살리기 위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혈세를 추가로 투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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