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미래] ①'미국의 분열?'...누가 트럼프에 표를 던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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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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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토끼' 백인·남성·고졸 이하·기독교인·농촌...히스패닉 배신투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은 1900년 이후 120년 만에 최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모델과 여론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의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올해 미 대선 투표율은 66.5%로 추산했다.

1900년 당시 투표율을 73.3%를 기록했지만, 여성과 아시아계·원주민 등에는 투표권이 없었고, 인종 차별 분위기로 흑인들의 투표 참여가 제한돼 전체 유권자가 훨씬 적었다.

이에 따라 두 후보 모두 역대 최다 득표 승자와 패자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15일 기준 두 후보는 7866만여표(50.8%)와 7311만여표(47.2%)를 얻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넘지 못했던 7000만명의 벽을 넘어섰다.

지난 7일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을 넘긴 273명을 확보하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을 확정했다. 이후 13일 미국 50개 전체 주의 투표 결과를 합산한 최종 스코어는 바이든 당선자가 24개 주와 워싱턴DC·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서 306명의 선거인단을 얻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개 주와 메인 2선거구에서 232명을 확보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출구조사 결과.[사진=유튜브 캡처]


선거 직후 에디슨리서치와 CBS·CNN·ABC·NBC가 공동 진행한 출구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한 양 후보의 주요 지지층은 인종·종교·젠더 등에서 확연히 갈렸다.

WP는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바이든은 △흑인·히스패닉·아시안(87%·65%·61%) △무종교(65%) △18~29세(60%) △여성(57%) △대졸자 등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고,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은 △백인(58%) △남성(53%) △기독교인(59%) 정도였다고 분석했다.

정책면에서 양측의 지지층은 각각 인종 불평등 문제와 기후변화·코로나19 사태, 경제 문제와 치안을 우선시했다.

이번 출구 조사는 전국 115개 투표소에서 총 1만5590명을 대상으로 시행했으며, 코로나19 확산세로 우편투표가 급증했기에, 조사 대상자 중 3분의1을 사전투표자로 선정해 전화 인터뷰도 진행했다.

특히,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견인했던 '고졸 이하 백인'은 올해 선거에서도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힌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막다른 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확장을 포기하고 집토끼에 올인한 전략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출구조사에서 이들 그룹의 67%가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했으며, 2016년 대선 당시 66%의 지지율이 거의 그대로 이어졌다. 고졸 이하 백인 남성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70%에 달하고, 같은 교육 수준의 여성에서도 63%의 지지율이 나왔다.

지역면에서도 도농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농촌 지역의 유권자 57%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도시 지역 유권자 60%는 바이든 당선자에 표를 던졌다.

다만, 부유한 은퇴·고령 계층이 다수인 교외 지역 유권자들은 그간 공화당 지지 성향에 치우쳐왔던 것으로 평가됐지만, 이번 선거에선 트럼프는 48%의 지지세에 그친 반면 바이든은 50%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에 따라 농촌 지역이 집중한 중서부와 남부 주(각각 51%와 53%)는 트럼프를, 대도시가 분포한 동부와 서부 지역(각각 58%와 57%)은 바이든을 지지하는 성향이 뚜렸다.

트럼프와 공화당의 또 다른 핵심 지지층인 '백인 복음주의자' 그룹 역시 무려 76%에 달하는 콘트리트 지지세를 보였다. 백인 복음주의자 그룹은 미국 전체 유권자 26~27%를 차지하는데, 이들은 대선 때마다 공화당 후보를 전폭 지지해 왔다.

일반적으로 대략 30%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알려진 히스패닉과 라틴계 유권자들이 의외로 트럼프에 높은 지지세를 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재임기간 내내 반이민정책을 쓴 트럼프를 남미계 이민자들이 적극 지지하는 배반 투표 양상이기 때문이다.

전체 출구조사 결과에선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32%가 트럼프를 지지했으나, 일부 지역에선 그 비율이 40~45%까지 치솟기도 했다. 특히, 최대 승부처였던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확정한 계층이 바로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라틴계 이민자였다.

기존 남미 사회주의 국가에서 탈출해 진보 의제에 반감이 큰 이민자들의 공화당 지지세와 더해, 독자적인 커뮤니티가 소비하는 스페인어 미디어가 제공한 음모론과 매카시즘(반공주의) 선전이 저학력 유권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히스패닉을 당연한 지지층으로 생각하고 유세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얻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자)와 Z세대(1997년 이후 출생자)가 향후 미국의 정치 지형을 적극적으로 뒤바꿀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백인 유권자의 불만 해소에 중점을 뒀지만 젊은층이 중시하는 기후변화, 인종차별 등에 대한 관점을 수정하지 않으면 향후 대부분의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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