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분기 GDP 연율 21.4%↑..."코로나 위기 넘겼지만, 회복엔 3~5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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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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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경제, 1955년 이후 최악의 추락 이후 52년만 가장 크게 상승

  • "큰 반등에도 2분기 위축세 절반 수준"...코로나 재유행세 우려

코로나19 사태로 충격을 받았던 일본 경제가 지난 3분기 크게 반등하며, 4개 분기 만에 침체 국면을 벗어났다. 다만, 위축 수준과 비교했을 때 반등 수준이 미약하고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완전히 경제 충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대 5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16일 일본 내각부는 올 3분기(7~9월) 물가 변동 제외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연율 기준 21.4%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의 통계 방식인 전분기 대비 성장률로 환산할 경우 5.0% 성장한 것이며, 연율이란 해당 추세가 1년간 지속한다고 가정한 수치다.
 

일본 경제성장률 추이.[그래픽=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경제가 4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고 평가했으며, 아사히 신문은 기록적인 '플러스 성장'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현재와 같은 통계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40년 만에 최대 성장률이며, 전기 대비 증가율은 1968년 4분기 이후 52년 만에 가장 컸다.

NHK는 이전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1989년 4분기(10~12월) 12.0%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당시 일본 경제는 거품 경제가 한창이던 시기로 그해 12월29일 도쿄증시 간판지수인 닛케이지수는 무려 3만8957.44를 기록하기도 했다.

3분기 일본 GDP 반등세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분기 전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분기 일본 GDP는 연율 기준 28.8%(확정치, 전분기 대비 -7.9%) 감소했으며, 역시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80년 이후 최악이었다. 당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감소율로만 비교했을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5년 이후 최악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본 경제는 4개 분기 만에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 통상 한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2개 분기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기술적으로 침체 국면에 빠졌다고 해석하는데, 일본 경제는 지난 2019년 4분기부터 연속 3개 분기 동안 역성장(연율 기준 각각 -1.6%, -2.2%, -28.1%)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일본 GDP의 내·외수에 각각 기여도가 높은 개인 소비와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주요 요인이었다.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의 3분기 개인 소비는 전기 대비 4.7% 반등했다. 일본 정부의 내수 소비 장려 정책인 '고투(Go To)' 캠페인의 영향으로 외식과 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났고 자동차 등 내구재 구매도 증가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으로 연간 GDP의 9.6%에 달하는 재정을 투입한 상태지만, 개인 소비가 기대만큼 반등하진 못했다는 진단이다.

지난 2분기 당시 개인 소비는 코로나19 비상사태 여파로 전기 대비 7.9%나 감소했다. 개인소비는 4~5월 바닥에 진입한 뒤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 장기화로 고용과 소득수준의 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수출은 2분기 17.4% 감소했다가 3분기 7.0% 늘었다. 미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기업의 설비 투자와 주택 투자는 각각 -3.4%, -7.9%를 기록해 위축 상황이 여전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실적 악화와 미래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낮은 상태"라고 풀이했다.
 

16일 3분기 경제성장률 반등 소식에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지수는 29년 만의 최고치 재경신을 앞두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2분기 위축세 절반 수준"...큰 반등에도 어두운 전망

큰 폭의 반등세에도 3분기 GDP를 실제 금액으로 환산하면 507조6000억엔(약 5380조6615억원) 수준으로, 침체 국면 이전 마지막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작년 3분기 GDP의 94%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반등세가 커보여도 전분기 위축세의 절반 수준이라 회복세가 강하다고 하긴 어렵다"면서 "2분기 전후 최악의 기록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3~5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NHK 역시 "코로나19 확산 전 GDP 수준에는 상당히 미치지 못해 일본 경제가 여전히 회복 경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해외와 비교해서도 회복세가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2분기 GDP가 31.4% 감소한 뒤 3분기 33.1% 증가했으며, 유로화를 쓰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모임인 유로존 19개국은 2분기 39.5% 위축 후 3분기 60.5% 반등했다. 중국 역시 1분기에 -6.8%를 기록한 뒤 2분기와 3분기 각각 3.2%와 4.9%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경제가 지난 3분기 침체 국면에서 겨우 반등했음에도 4분기(10~12월) 전망은 밝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회복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면서 "10월부터 일본과 전 세계에 코로나19 재유행 등 각종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할 우려가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일본경제연구센터(JCER)는 향후 대표적인 경기 악화 요인으로 △코로나19 재유행 상황 △미국과 중국의 경기 악화 △엔고 등을 꼽고, 4분기 성장률을 1.04% 플러스로, 올해 전체 성장률은 소폭(0.43%p) 상향한 '-5.69%' 역성장으로 전망했다.

전문가에 따라서는 코로나19 재유행세로 4분기 역성장 재진입 우려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가 줄면 올 4분기나 내년 1분기 또다시 두번째 마이너스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나미 다케시 농림중앙금고종합연구소 거시경제담당부장은 "코로나 사태로 소비 여력이 큰 노년 계층이 외출을 기피하면서 소비 회복세는 더욱 더뎌지고 있다"면서 "인구 감소 등으로 내수가 약해진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사라진 영향도 더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본 내각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시나리오에서는 반등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불투명한 느낌은 있다"고 말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일본 도쿄 모습.[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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