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과 북미, 유럽 등에서 배우나 아이돌 이상으로 한류스타의 인기를 얻고 있는 페이커와 함께 게임 같은 인생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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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호이 기자/ 페이커 이상혁]
Q. 원하던 분야에서 정점을 찍는다는 건 어떤 기분이에요?
A. 처음에는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근데 정점을 찍어도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게 다가오는 건 없더라고요. 정점을 찍은 후에 그 자리에서 느끼는 부담감이 다가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프로게이머 생활을 오래 해오면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방향을 믿고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나서부터는 부담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있어요.
A. 인정받고 싶어 하는 순간부터 부담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그런 마음보다는 스스로 성취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프로게이머라는 삶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이 저를 응원해줄 때 보상을 받았다고 느껴요.
Q. 프로게이머가 된 후 아마추어 시절에 비해 달라진 건 뭔가요?
A. 처음에는 단순히 게임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프로 생활을 지속하면서 게임 외에도 많은 것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게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프로 의식이 있다면 프로게이머로서 더욱더 게임에 몰두할 수 있는 성격과 대외적으로 봤을 때 프로처럼 메사를 행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정돈되고 교양 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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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호이 기자]
Q. 지금까지 자신을 믿을 수 있었던 방법은 뭔가요?
A.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스스로 즐기면서 하다 보니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달려온 것 같아요. 최고를 찍어서 나온 여유라도 자만하지 않되 부담 갖지 않는 가벼운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Q. 사람들은 페이커에게 뭘 가장 많이 묻나요?
A. 어떻게 하면 롤을 잘하냐, 어떻게 하면 골드에 올라갈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하고요. 저는 잘 먹고 잘 자면 된다고 해요.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뭔가를 얻어갔으면 좋겠어요. 저 스스로도 세상에 여러 가지 모습들을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반면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나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하나씩은 배워가는 것 같아요.
Q.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A. 대략 1대9인 것 같아요. 게임을 일로 생각하지 않아요. 노력해도 안 될 때는 노력의 방향이 잘못돼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노력의 양도 중요하지만 방향이나 어떤 쪽에서 부족함이 있는지 깨닫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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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호이 기자]
Q. 게임은 많이 복잡한가요?
A. 게임이라는 것이 인생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면과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많아서 인생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도 복잡 미묘하고 변수가 많은 것들에서 제가 가장 먼저 정답을 찾고 최고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이 크게 다가와요.
Q. 프로게이머를 하기 전 꿈꿨던 직업이나 흥미를 느꼈던 것들이 있나요?
A. 게임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했어요. 저는 꿈을 가지고 한 가지 방향을 파기보다 다른 학생들처럼 평범하게 구체적인 꿈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알려주는 길을 따라갔어요. 그래도 그 당시에 수학과 과학에 흥미가 있었고 컴퓨터 사용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Q. 언제까지 프로게이머의 자리를 지키고 싶으세요?
A. 제가 하고 싶을 때까지는 하고 싶어요. 은퇴 이후 계획은 나중에 생각해볼 것 같아요.
Q. 기부에 대한 소신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부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기부는 남을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남을 도우면서 얻는 행복도 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스스로 자진해서 기부하는 것 같아요.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자기 자신에게도 뿌듯함을 주기 때문에 기부활동들을 계획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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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게임의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뭔가요?
A. 흥미를 느끼고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 페이커 키즈가 생긴다면 게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게이머 인생을 잘 이겨낼 수 있고 행복하게 이겨낼 수 있는 방법들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독서를 통해서 스스로 마음의 양식을 쌓는 편인데 페이커 키즈가 나온다면 그 친구에게 맞는 흥미들을 개발시켜주고 싶어요.
Q.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뭔가요?
A.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취미활동인 것 같고요. 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독서나 명상을 하고 있어요. 다양한 책들을 읽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문계열 책들을 좀 더 많이 읽는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친구들을 만나는 게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에요. 친구들을 만나면 얘기하거나 밥 먹으면서 놀아요. 요즘에는 코로나19 시국 때문에 나가서 오래 만나지는 못하지만요. 요즘에는 비시즌이기도 하고 마음의 결심을 해서 체력관리차 운동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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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호이 기자]
Q. 페이커가 바라는 게임 같은 인생은 뭔가요?
A. 즐기는 인생은 아니에요. 게임이라는 것이 심오하고 복잡한 상황 선택이나 판단력을 요구하거든요. 자신의 지적능력을 테스트하는 느낌이에요. 딱딱 떨어지고 복잡 미묘한 게 게임 같은 인생 같아요.
Q. 페이커로서의 이상혁과 사람으로서의 이상혁은 어떻게 다른가요?
A. 페이커로서의 저는 프로답게 행동하는 편이고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줘야 하니까, 가장 신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사람으로서의 저는 프로답지는 않지만 제 성격이 워낙 신중한 편이라서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자신을 믿지 못해서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하잖아요. 저는 일단 시작해서 실패하더라도 실패가 저에게는 굉장히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실패들을 많이 쌓는 것도 하나의 시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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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호이 기자/ 페이커가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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