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스님 도둑놈→벗'···현각스님, 하루만에 태세전환 왜?

혜민스님, "오늘부로 모든 활동 내려놓고 다시 공부"

현각스님, "사랑과 깊은 감사로 가득찬 70분 통화"

현각스님(좌)과 혜민스님(우)[사진=연합뉴스]

혜민스님을 ‘도둑놈’이라 비난했던 현각스님이 그를 하루 만에 불교 정진을 위한 ‘벗’으로 표현했다.

혜민스님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 도심 자택을 공개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불교의 무소유 문화와 대조되는 생활을 보여 비난을 받았다. 일부 언론들은 혜민스님이 보유한 건물을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에 팔아 이익을 남겼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지난 15일 현각스님은 본인 SNS를 통해 혜민스님을 저격했다. 현각스님은 이날 혜민스님을 태그해 “석지 마(속지마) 연얘인뿐이다(연예인일 뿐이다)”라며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도둑놈”이라고 표현했다.

또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고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이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논란 후 혜민스님이 활동 중단 선언을 하자 16일 현각스님은 전날과 달리 혜민스님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현각스님은 본인 SNS를 통해 “오늘 아침 일찍 혜민스님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서로에 대한 사랑과 상호 존중, 깊은 감사로 가득 찬 70분간의 통화였다. 혜민스님은 인간성이 풍부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혜민스님과 나는 2500년 불교 전통 이전에는 없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시대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며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이 매체에 대해 사람들에게 받는 비판과 시정에 대해 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조계종에 있든 없든 혜민스님은 나의 영원한 도반(道伴·함께 불도를 수행하는 벗)이고 그의 순수한 마음을 매우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5일 오후 혜민스님은 본인 SNS를 통해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혜민스님은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혜민스님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며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로 상처 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