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등에 업고 아마존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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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1-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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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열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아마존발 지각변동 오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SK텔레콤 자회사인 11번가를 등에 업고 국내에 상륙한다. 이미 적지 않은 한국 소비자가 직접구매(직구) 방식으로 아마존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아마존과 11번가의 만남은 국내 이커머스 업계 시장 판도를 단숨에 뒤엎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재계와 SKT에 따르면, 미국 아마존은 11번가의 지분을 순차적으로 인수하는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아마존은 지분에 최대 30%까지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지분은 기업 가치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 추진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은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아마존 인기 상품을 직매입한 뒤 물류센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협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센터와 국내 배송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11번가는 경쟁력 있는 해외 상품을 국내에 독점 유통할 수 있게 된다. 

[사진=11번가 제공]

소비자 역시 해외 직구 시 필수였던 배송대행지(배대지)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배송 시간도 줄어들 뿐 아니라 중간 단계를 거치며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이유도 없어진다. 뿐만 아니라 해외 직구에 따른 관세, 언어 불편도 사라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등판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쇼핑(12%), 쿠팡(10%), 이베이코리아(10%), 11번가(6%), 위메프(5%), 티몬(3%) 등이다.

그동안 11번가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만약 11번가가 아마존의 해외 직구 입점과 더불어 아마존의 풀필먼트 노하우를 접목해 배송 혁신까지 이뤄낸다면 이베이코리아를 넘어 쿠팡까지 위협할 만큼 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이번 협업은 '한국판 아마존'을 목표로 급성장한 쿠팡에 위협적인 요소다. 쿠팡은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한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를 선보였다. 빠른 배송을 위해 전국에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고 직매입·직배송하는 방식도 아마존을 벤치마킹했다. 최근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처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 진출도 예고했다. 

SKT는 아마존과 손잡고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SKT와 함께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셀러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

SKT는 이커머스(11번가)뿐만 아니라 다방면의 신사업 분야에서 연계된 형태의 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SKT는 방송(웨이브), 보안(ADT캡스) 등을 멤버십 구독서비스하는 '올프라임'을 내놓은 바 있다. 이달 중 올프라임 서비스를 폐지하고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프라임이 아마존 프라임과 서비스명이 비슷한 만큼 새 서비스가 아마존 프라임과 연계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미국 OTT 시장 점유율 4위로 SK텔레콤 OTT 웨이브와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SKT 11번가 관계자는 "아마존과 글로벌 초협력 추진이 결실을 맺어서 기쁘다"며 "아마존과 커머스 영역을 포함해 다양한 ICT 영역에서 시너지를 지속 창출하며 산업 전반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11번가는 우리의 '고객제일주의'를 공유하고 있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e커머스 사업자"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아마존 상품을 쇼핑할 수 있는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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