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국경을 초월한 '초협력'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모빌리티 분야에서 '우버'와 손잡은 데 이어 이번에는 e커머스 분야에서 '아마존'까지 끌어들였다.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자회사인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지분 참여도 가능토록 약정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이번 지분 참여로 11번가에 약 3000억원 규모를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박 사장은 평소 SK텔레콤의 벤치마킹 모델로서 아마존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후문이다. 이번 초협력으로 박 사장은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로 했다.
불과 한 달 전, SK텔레콤은 글로벌 차량공유 플랫폼 '우버'와의 협력 소식도 알렸다. 그동안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연내 '티맵모빌리티'(가칭)로 분할하면서 우버와 합작법인(JV)도 세우기로 한 것이다.
이 JV는 내년 상반기 설립을 목표로 한다. 우버와 티맵모빌리티는 JV에 각각 약 5000만 달러(약 575억원), 1억 달러(약 1150억원)를 투자하고 택시호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글로벌 행보는 모빌리티나 e커머스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당장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와 아마존의 AI 스피커 '아마존 에코'의 활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및 '차량 내 결제' 등의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다.
실제 SK텔레콤 측은 이날 아마존과의 협력을 발표하며 "커머스 영역을 포함해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서 시너지를 지속 창출하고, 산업 전반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 사장의 초협력 행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방향과 맞닿아 있다. SK텔레콤은 단순히 매출, 영업이익 등 재무적 성과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탈(脫)통신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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