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외국 담배회사들이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덜 해롭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일축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갖고 규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김 처장은 이어 “식약처는 분명하게 과학적으로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임무”라고 재차 강조했다.
취임 14일째를 맞이한 김 처장은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연 정책을 지금까지 담당하는 부처에서 일을 해왔다”면서 “담배에 있어서는 나쁘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고 더 나쁘고 얼마나 덜 나쁘냐의 문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처장은 “최근 여러 분석 결과가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담배는) 유해하다”면서 “저희도 유해성 정도 평가는 계속 분석 결과를 모으고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한 경우가 있으면 과학 기반 안에서 가능한 시점에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식약처에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식약처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식약처는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세부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 5월 식약처에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세부내용을 필립모리스 측에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정보 공개는 추후 협의를 통해 진행할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정부 전체 측면에서 담배라는 건강 유해 물질에 대해서 어떠한 정책적 판단을 하고 있는지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공개 이유 및 리스크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는 것과 관련해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신속성과 안전성이라는 상충하는 가치를 조화시켜, 최대한 신속하게 검증을 완료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음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식약처가 믿을 만한 제품을 사용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고사하고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는 백신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달리기나 올림픽 경기를 하듯 1등으로 구매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몇 년 뒤 나타나는 부작용까지 고려해야 하고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한 번 접종으로 될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처장이 보건행정 전문가로 식약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식약처 내 전문가들이 과학적인 증거를 기반으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제 업무라고 본다”며 “또 그 결과를 국민이 정책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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