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브랜드 액세서리로 레트로 열풍에 뛰어들었다면, LG유플러스는 추억의 캐릭터 '홀맨'을 등장시켰다. 그렇다. 30대 이상이면 적어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을 옛 LG텔레콤의 마스코트 '카이 홀맨'이다.
하얀색 우주복을 입은 듯한 홀맨은 귀여운 생김새와 달리 어설픈 행동으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지정한 '캐릭터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학 온 첫날 교실에 들어오려다가 머리가 끼여 버둥대던 장면이 생생하다. 하지만 2002년 피처폰 시대가 저물면서 자취를 감췄다가 무려 18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홀맨의 복귀는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전해졌다. 지난 8월 1일 개설한 자신의 계정에서 80byte 문자 형태의 일기 '80В?丁E Фㅔ?ㅔㅇ?'로 소통하고 있다. 이는 도형 문자로 정성들여 만든 이모티콘과 2G 폴더폰 등이 낯선 MZ세대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다. 3G로 모바일을 접하기 시작한 MZ세대는 경험해보지 못한 감성이기 때문이다.
그의 복귀작은 가수 김현정이 피처링을 맡은 신곡 'h◎leman is back'이다.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뮤비와 후렴 '톡 까고 말할래~'의 중독성이 짙다. 성공적인 복귀 이후 홀맨은 지난달 MZ세대를 겨냥한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도 나타났다. 홀맨은 방문 고객과 함께 포토타임을 진행하거나 홀맨 유료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선물했다.
사실 홀맨은 올해 상반기에도 깜짝 등장했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작은 이벤트로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홀맨으로 교체해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추억 여행에 빠져든 고객들은 댓글에 어릴 적 가지고 있던 피규어, 스티커, 저금통 등 홀맨과 관련된 많은 굿즈를 소환했다. 훈훈한 댓글들에 홀맨은 재치있게 화답했다.
LG유플러스의 MZ세대 공략은 홀맨이 더해져 효과가 극대화됐다. 홀맨은 활동 3개월 차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5만 이상을 확보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상비일상의틈에 방문해 어플을 설치하면 홀맨 이모티콘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실제 강남역 한복판에 자리 잡은 일상비일상의틈에는 지난 1일 기준 3만5000명 이상이 발걸음했다. 방문객 중 MZ세대의 비중이 무려 80%에 달했으며, 20대 비중이 63%, 여성 비중이 65%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타 통신사 이용 고객의 방문 비중이 76%로 높게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그리고 앞으로 종종 홀맨을 초청할 예정이다.
장준영 LG유플러스 브랜드마케팅담당은 "MZ세대가 열광하는 트렌디한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와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일상비일상의틈의 조용한 인기 비결"이라며 "고객들에게서 듣는 다양한 목소리를 일상비일상의틈 운영에 빠르게 적용해 재방문율을 높이고, 방문객의 긍정적 경험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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