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된 가운데 중국이 연일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앞서 외교가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소식에 이어 이를 위한 일정 조율차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먼저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내년 1월 21일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바이든 시대에도 미·중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이 한국을 자국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사전 작업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17일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되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와 2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1~22일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인 24일 또는 25일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왕이 부장은 이번 방일 기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예방할 계획이다.
동시에 그가 방일에 앞서 한국을 먼저 찾기 위해 한·중 양국이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 주한중국대사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날짜는 조율 중"이라며 "(방한) 일정이 확정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부장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한·중 간에는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올해 상반기 내 방한을 약속했지만,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에서 연내로 방한 약속을 미룬 바 있다. 이후에도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며 시 주석 방한은 기약 없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중순 시 주석의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국이 미·중 갈등 속 한국 끌어들이기에 본격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시 주석이 한국을 찾을 경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멀어졌던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경제 협력 강화,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교부는 이날 시 주석과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이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한·중 외교당국은 고위급에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중국 측 인사의 방한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 부대변인은 "시 주석 방한과 관련해서 한·중 양측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아직까진 구체 방한시기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