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대형유통점에 입점한 의류잡화 매장 10곳 가운데 7곳은 중간관리점 형태로 계약을 체결해 휴식권 보장이 안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도는 지난 7월 31일~10월 1일 전문조사 기관 ㈜케이디앤리서치와 ‘복합쇼핑몰 입점업체 거래 심층조사’를 실시하고 17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대형유통점 입점중소상인(중간관리점) 보호 정책추진을 위한 실태조사의 일환으로, 지난 8월 ‘브랜드 본사와 복합쇼핑몰로부터 겪은 불공정 거래행위 조사’와 10월 ‘도내 대형유통점 추석연휴 휴무일 조사’에 이은 세 번째 조사다.
조사 내용은 △입점사업자와 브랜드 본사 계약 형태 △브랜드 본사와의 계약조건 확인 △입점사업자 10인 심층 면접이었다.
도는 먼저 도내 12개 복합쇼핑몰 내 입점 의류·잡화매장 1,745곳을 대상으로 ‘입점사업자와 브랜드 본사 계약 형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중간관리점이 71.9%로 가장 많았고 직영점 22.2%, 대리점 5.7%, 가맹점 0.2% 순이었다.
중간관리점은 대형유통점에 입점한 브랜드 매장을 관리하는 위탁판매점으로브랜드 본사와 계약을 맺는다. 통상 전체 매출액의 15~20% 수준의 판매수수료를 받거나, 일부 고정급과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대신 임대료에 대한 부담은 없다.
문제는 유통점과 브랜드본사가 계약을 맺은 입점 매장에 관리자 형태로 일을 하기 때문에, 유통점이 입점 매장에 행하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는 본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직영점이나 대리점· 가맹점에 대해서만 가맹점범, 근로기준법, 대리점법을 통해 보호를 하고 있지만 이들 중간관리점을 보호하는 법은 없다.
이번 조사 결과 중간관리점으로 입점했을 때 76.8%의 점주가 본사 보증금을 추가로 부담하고 있었으며, 인테리어비 부담(6.4%) 임차료 부담(0.6%) 기타 비용 부담(2.4%) 등도 일부 있었다. 별도의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점주는 4.1%에 불과했다.
브랜드 본사와 입점사업자(중간관리점)의 계약조건을 확인하기 위해 중간 관리점 입점 공고 226건을 분석한 결과 예상 매출액이 공개된 경우는 49건으로 전체의 21.7%에 불과했다.
이는 정확한 정보 공개를 통해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어 불공정 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판매수수료는 일반적으로 15~20% 내외였으나 수수료 비율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경우는 70건으로 전체의 36.5%에 그쳤다.
복합쇼핑몰 내 업무에서의 애로사항을 물어본 ‘입점사업자 심층 면접’에서는 △유통점이 쉬지 않는 한 휴식권 보장이 되지 않는 점 △긴 영업시간(일 평균 10~12시간)으로 인한 직원 인건비 부담이 제기됐다.
이 밖에 브랜드 본사와의 애로사항으로는 △판매수수료 형태 계약 시 수수료 내에서 매장 운영경비, 아르바이트 인건비, 공과금 및 세금 등이 별도로 지불되는 점 △계약 체결 시 내용에 대한 협의보다는 본사의 계약조건에 대해 수용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이라는 점 △표준화된 계약서가 없어 계약 내용의 불공정성, 부정확성과 수익 등에 대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점 등을 꼽았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은 “조사결과 중간관리점을 위한 표준계약서 마련, 휴식권 보장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중소상인들을 위한 불공정 거래 예방과 대응 방법을 담은 온라인 교육자료 제공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9월 이동주·민형배 국회의원과 ‘대규모유통점포 내 입점중소상인 보호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중간 관리점의 법률적 보호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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