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로 19일 0시부터 2주 동안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상향한다.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권역별로 단계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권 확산세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부터 2주간 1.5단계로 격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그간 아슬아슬하게 100명대를 넘나들던 하루 확진자 수가 지난 주말 이후 나흘 연속 200명대로 올라서 코로나19 방역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하면서 “단계가 격상되면 시민은 일상에서 큰 불편을 겪고 소상공인 부담이 다시 커질 것이지만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훨씬 더 큰 위기가 닥친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어렵게 이어온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다시 위기에 처한 만큼 모두 경각심을 높일 때”라고 호소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특별방역기간을 지정해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등 16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안전하게 치러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더 큰 확산과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이해하고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30명 발생했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200명대를 이어간 것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202명, 해외유입이 28명이다. 지역발생만 200명을 넘었다. 이 중 수도권에서 137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일 평균 확진자가 111.4명에 달했다. 특히 이날 서울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0명 발생했다. 지난 여름유행 이후 최대치다.
강원의 경우 영서 지역에 확진자가 집중된 만큼 전체 권역의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지 않고 도에서 자체적으로 시·군·구를 선정해 상향 조정하도록 조처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는 2주간 일단 1.5단계를 시행해 그 결과를 분석해보고, 이후 유행 상황의 변동에 따라 거리두기 (1.5단계) 연장이나 단계 격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