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0/11/17/20201117163108573110.jpg)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들이 서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은 17일 산업은행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하며 본격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에 착수했다. 대한항공은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한다.
◆"항공은 네트워크 사업...소비자 편익 기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을 달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국제선 여객·화물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공통으로 운항하는 노선은 48개다. 대한항공만 운항하는 노선은 53개,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하는 노선은 14개다.
또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JV)도 늘릴 수 있다. JV는 항공사 간 좌석 공유를 넘어 노선과 일정까지 공유하는 협력이다. 엔진 등 비행기 부품에 대한 공동정비를 진행하고, 인력 등을 공유하면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통합 항공사로 출범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인구 1억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한개의 네트워크 항공사만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양강 체제로 독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 국가의 항공사들과 경쟁에서 상대적인 열위에 있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두개의 항공사가 공급하는 노선을 하나로 묶으면 효율적인 공급이 가능해 소비자 편익이 늘어난다"며 "일각에선 운임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해외 항공사들이 이미 많이 들어와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독과점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 매출 모두 반토막...반대 넘어야"
반면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양사 간 통합 시너지보다는 위기가 더 클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8%, 53.2%가량 줄어들었다. 여객 수요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어서 유동성 위기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2291%에 유동 부채만 4조6000억원에 달하는데, 인수 이후 대한항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사모펀드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의 법적 분쟁도 넘어야 할 산이다. 3자연합은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KCGI는 산은과 한진칼이 인수 추진 과정에서 주주보호를 위해 지켜야 할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 한진칼 정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긴급한 경우에 한해 가능한데 한진칼의 부채비율은 108%로 우리나라 기업 평균보다도 낮다는 것이다. 또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신고 등의 절차가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산은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는 선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사 노동조합의 반대 등도 걸림돌이다. 현재 대한항공 노동조합을 제외한 양사 5개 노동조합(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이번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