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날 시장은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의 백신 낭보에 환호했지만, 이날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숨 고르기를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67.09p(0.56%) 빠진 2만9783.35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17.38p(0.48%) 내린 3609.53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24.79p(0.21%) 밀린 1만1899.34에 장을 마쳤다.
전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4.5%라는 높은 감염 예방률을 보인다는 소식에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이날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전날의 상승분을 일부 되돌리며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9.58% 급등하며 '백신 랠리'를 주도했던 모더나 주가도 이날은 방향을 틀어 4.90% 내렸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더욱더 무섭게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 기둥인 소비는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6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지난 9월의 1.6% 증가와 비교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앞서 경제 전문가들이 앞서 내놓은 전망치(0.5% 상승)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다.
AP통신은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저조한 증가율"이라며 "소매업자들이 지난 10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조기 행사를 진행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부진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식당과 의류 판매점 등에서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를 강화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소 13개 주가 최근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거나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될 경우 앞으로 소비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도 매섭다. 전날 미국에서는 하룻밤 사이 16만6000명이 새롭게 감염됐다.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수는 7만3000명을 넘어 지속적으로 신기록을 쓰고 있다. 개선될 기미 없이 악화일로를 걷는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에 경제가 한 차례 더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에 중대한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의 경제 회복은 예상보다 빠르고 강했지만, 최근 들어 회복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서양 건너 유럽 주요 증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척 소식에 상승했던 전날 장세에서 벗어나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0.07% 오른 3468.48로 거래를 종료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21% 상승한 5483.00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독일 DAX지수는 0.04% 밀린 1만3133.47에, 영국 FTSE지수는 0.87% 내린 6365.33으로 각각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조금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2% 상승한 41.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2% 오른 43.91달러를 가리켰다.
금값은 소폭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1%(2.70달러) 빠진 1885.10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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