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10주가량 남겨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인사권을 휘둘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제기한 선거 사임 의혹을 부정했다는 이유로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사이버·인프라보안국장을 해임시켰다.
17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크리스토퍼 크렙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 국장을 해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최근 크렙스가 2020년 미국 대선 보안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은 매우 부정확한 발언"이라면서 "이번 대선에선 사망자가 투표에 참여했고, 선거 감시단이 투표소 출입을 불허당했으며 새로 도입한 개표기가 '결함'을 보이는 등 엄청난 규모의 부적절 행위와 사기가 있었다"고 해임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12일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기관인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은 성명을 통해 "지난 3일 치러진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안전했다"면서 굵은 글씨로 "투표지가 분실·삭제되거나 표를 중간에 가로챘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CISA는 그러면서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특정 지역 개표기의 소프트웨어 오작동 음모론을 부정했다.
해당 음모론은 해당 개표기가 도입된 곳으로 미시간주의 47개 카운티를 비롯한 경합주들을 꼽았다.
이에 대해 CISA는 "선거 전 투표 관련 장비에 대한 시험을 모두 마쳤고, 미국 선거관리위원회(EAC)를 거쳐 투표장비 인증을 받았다"며 해당 주장을 일축하고 "우리는 선거 보안과 무결성에 대한 최고의 확신을 갖고 있으며 여러분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성명 발표 후 언론들은 CISA가 선거 불복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에 공개적으로 항명한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CNN의 경우 이번 성명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크렙스 국장을 해고할 것이라 우려하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크렙스 국장 해고 발표 직후, 일각에선 여전히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국의 사이버보안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비판을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불식하려는 추가 트윗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유일하게 안전한 것은 외국 세력이 미국의 선거 시스템을 사실상 뚫울 수 없다는 사실"이라면서 "이에 대해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큰 신뢰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트윗에 대해 일부 트윗 이용자들은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라는 반응의 답글을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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