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암 SK스토아 대표가 18일 열린 'SK스토아 온 비전(ON Vision)' 공개 간담회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SK스토아]
"TV 데이터 플랫폼은 홈쇼핑 사업의 시장가치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 2017년 SK브로드밴드에서 분사한 SK스토아가 3년 만에 취급고(거래액)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오는 2025년 취급고 4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원, 1450억원까지 끌어올린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데이터 기반의 방송 분석 프로그램 'SK스토아 온 비전(ON Vision)'이 있다.
윤석암 SK스토아 대표는 18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홈쇼핑 사업은 실제 퍼포먼스보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측면이 있었는데, SK스토아 온 비전으로 이 같은 고민이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SK스토아 온 비전은 방송 연출과 판매, 편성과 상품, 시청과 외부요인 등의 관계를 계량화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떻게 해야 실적이 잘 나올지, 이 상품이 잘 팔린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고민하던 중 데이터를 활용해 해답을 찾고자 만들어졌다.
지난해 3월 1.0 버전으로 시작한 SK스토아 온은 올해 비전을 론칭, 내년 개인화된 TV 서비스를 제공하는 2.0 버전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이후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클라우드 방송 등이 가능한 3.0 버전으로 거듭나게 된다.
윤 대표는 "TV에서도 디지털 전환(DX)이 일어나고 있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개인화된 큐레이션, 타깃 마케팅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SK스토아는 T커머스 1위 사업자로서 일방향의 TV홈쇼핑, 인터넷쇼핑과 차별점을 두고 있다. 생방송 진행은 불가능하지만, 화면 내 다수의 상품 판매 주문형비디오(VOD)를 보고 '리모컨'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SK스토아 온 비전도 양방향 데이터 방송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전국 2300만 가구(시청 가구 수)의 전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그램별 분당·실시간 시청 수, 가구당 시청 시간, 시청 수 대비 구매 전환율 등을 파악한다. 시청 데이터를 콜 데이터, 주문 데이터와 결합해 직관에 의존해오던 기존의 방송 연출-시청-실적의 상관관계를 객관적 지표로 도출하는 것이다. 이를 아카이브화 해서 빅데이터로 활용하는 것까지를 목표로 한다.
예컨대 우리가 흔히 아는 프라이팬을 팔 때 고객들은 어떤 장면을 중점적으로 봤을까. SK스토아 온 비전으로 알아본 결과, 추가 구성품인 사각 프라이팬이 등장할 때였다. 명대호 SK스토아 팀장은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사각 프라이팬의 노출을 늘렸다"며 "콘텐츠 연출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이 달라지는 데 착안해 고객 관점의 판매 포인트를 파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SK스토아는 SK스토아 온 비전이 홈쇼핑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나아가 유통업계의 판도도 바꿀 수 있다고 보고 SK스토아 온의 자체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SK스토아 온은 SK스토아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1년 만에 302%의 매출 신장을 거뒀으며, 하루 평균 취급고도 같은 기간 394% 성장했다. 지난달에는 SK스토아 온 하루 리모컨 주문액이 3억원에 달했다. 상품 방송을 쇼핑하듯 골라보고 구입하는 시청 수도 324% 늘었다.
윤 대표는 "코로나19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며 "SK스토아 온 비전의 데이터 분석을 경영 나침반으로 삼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소비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해 SK스토아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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