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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관광 패러다임의 변화…명소가 아닌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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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세종대학교 LINC+ 사업단장
입력 2020-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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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기 세종대학교 LINC+ 사업단장

[이슬기 세종대학교 LINC+ 사업단장]

한국 관광산업은 과거 메르스·사스와 같은 전염병, 오일쇼크,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의 경제위기, 중국의 한한령, 일본의 수출규제 등 외교적 갈등 관계로 인한 위기를 모두 극복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은 국가 간 교류 중단으로 이어지면서 국제관광 수요 급감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초래했다. 

행정안전부의 인허가 정보에 따르면, 2020년 10월 기준 918개의 여행사가 폐업했으며, 관광업계 매출 규모는 2020년 9월 기준으로 작년 대비 약 9조원 감소했다.

또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운영비용인 종사원을 줄이고 코로나 시대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단기적인 로드맵 구성조차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에서는 '코로나 이후 여행업은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희망적인 변화 가능성도 있다. 해외여행 규제에 따른 국내여행 시장 확대, 도심보다는 부도심, 문화시설보다는 자연 및 생태환경 유형의 관광지, 대규모보다는 소규모 관광지의 선호도 증가 등, 관광행태가 삶의 질에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국내 관광산업 회복을 견인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 여파로 인한 시장의 단순한 위축이 아닌 여행행태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사한다. 따라서, 국내여행업계는 단기적인 손해를 장기적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맞춤형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소위 '뉴노멀 시대', 즉 새로운 일상에 부합하는 스마트 관광 인프라 구축을 통한 콘텐츠 중심 상품개발이 중요하다. 과거 관광명소가 관광객들의 방문을 유도했다면, 이후에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중심의 수요 창출이 대세가 될 것이다.

가령, 스마트 내비게이팅 시스템 도입으로 관광객에게 방문지에서 투숙, 먹거리, 즐길거리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 관광 콘텐츠를 융합한 체험형 관광 인프라 조성도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기반조성을 위해 투입되는 인력으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 기술을 관광의 전 분야에 자유롭게 적용하고 관광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융복합 전문 관광인력의 양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여행의 가치와 의미를 높이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여행행태에 부합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 친화(Eco-area), 웰니스 관광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실례로 트레킹, 하이킹 등과 같은 야외 체험형 관광상품과의 연계로 지속 가능한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질적으로 좋은 경험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으며, 여행 선택권을 보장한 수요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관광 및 여행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 K-방역을 통해 방역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했듯 포스트 코로나 맞춤형 전략을 통해 관광 및 여행산업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는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고, 정부 관계부처는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보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할 시기다. 무조건적 방역 규제보다 유연한 정책 관리로 여행상품 운영의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이는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위기에도 유연히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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