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파주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이제 당장 입주가 가능한 전용면적 85㎡ 아파트 중 8억원 이하는 전혀 없습니다."(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그동안 상대적으로 외면받아온 파주 운정신도시가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가 20일부터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실수요자와 투기세력이 파주로 쏠린 영향이다.
특히 운정신도시 '3대장' 아파트인 아이파크와 푸르지오, 힐스테이트에서는 손바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6억원 후반~7억원 초반에 거래가 이뤄지던 푸르지오 85㎡는 지난 9일 기존 실거래가보다 5000만원 이상 오른 7억9000만원에 거래되더니 닷새 후인 14일에는 8억6500만원까지 뛰었다. 파주에서 전용 85㎡ 면적이 8억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운정신도시 아이파크의 전용 85㎡는 지난달 7억9423만원에 거래됐고, 파주힐스테이트운정도 이달 들어 7억2000만원에 계약이 나왔다. 이들 아파트의 11월 현재 호가는 9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B공인중개사는 "아직 실거래 등록을 하지 않았을 뿐 일주일 사이 이 일대 아파트에서 8억원 중후반에 거래된 물건이 꽤 된다"며 "전세를 끼지 않은 매물 중 7억원대는 없고, GTX역과 가까운 일부 동에서는 9억원대 매물도 쌓여있다"고 설명했다.
인근의 C공인중개사 역시 "6·17 대책 이후 운정신도시에 대한 문의는 꾸준히 있었지만,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주말 사이 계약이 깨지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했다"며 "며칠 사이 호가가 수천만원씩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구축 아파트 단지들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와동동의 가람마을 10단지 동양엔파트월드메르디앙 84㎡는 이달 들어 연이어 4억원에 실거래되며 4억원대 다지기에 들어갔다. 현재 호가는 5억원에 육박한다.
가람마을 1단지 벽산한라 85㎡도 17일 4억3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신고가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22일 현재 신고된 이달 거래건수만 6건에 달한다.
파주 와동동에서 10년 가까이 중개업을 한 D대표는 "서울에서 온 손님 2명이 집도 보지 않고 한 집씩 계약을 하는 일도 있었다"며 "신축 아파트가 많은 목동동과 달리 구축이 많은 와동동에는 아직도 전세를 끼면 5000만원 안팎에 매매가 가능한 곳이 많아 '일단 가계약금을 걸고 보자'는 매수자들이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주시는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경기도 부동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파주시 아파트 거래량은 1072건으로 지난 6월(1113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실거래신고 기한이 30일인 점을 고려하면 10월 전체 거래량은 6월 거래량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11월 거래량도 이날 기준 497건에 이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