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 시작부터 난관...3자연합·노조 반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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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11-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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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정비창 앞에 양사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탄생할 초대형 국적항공사에 대한 구상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3자주주연합(사모펀드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인수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데 이어, 노동조합 등의 반발도 커지고 있어서다.

◆KCGI 인수 제동..."기존 주주권리 침해"

2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KCGI가 신청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이 오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2일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을 앞두고 늦어도 1일까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 16일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고, 한진칼은 이 자금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KCGI는 이번 산은의 투자를 '조원태 구하기'로 보고,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KCGI는 10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결정을 날치기로 단행함으로써 기존 주주의 권리가 크게 훼손됐다는 입장이다. 또 산은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 전에, 주주배정 방식의 증자를 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주 발행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고, 3자 주주연합과 대립하고 있는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방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가처분은 인용되고, 인수 작업은 첫 단추부터 꼬이게 된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KCGI는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20일 KCGI는 한진칼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임시주총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이사회의 책임을 묻고 신규 이사를 선임해 우군을 확보하겠단 차원으로 풀이된다.

◆양사 노조 "구조조정 막을 방법 제시하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 임직원의 반발도 문제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양사 노조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는 중복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이번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정부와 사측의 발표가 잇따르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법도 없는 협상 결과에 누구도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양사 3만명 노동자들의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 조종사를 제외한 직원 약 1만2000명이 가입된 대한항공 일반노조는 "인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힌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할 초대형 항공사가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물밑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결합 신고서는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신고서가 접수되면 두 회사의 점유율이나 시장집중도 외에 노선별로 외국 항공사 등 경쟁사업자가 충분한지 여부, 신규 사업자의 진입 가능성을 토대로 합병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경쟁 제한을 분석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20일 "중복 노선 통폐합, 구조조정 등의 계획은 없다"며 "시간대 조정이나 목적지 신규 취항 등 지금 공급 규모와 인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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