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조각 거장 권진규(1922∼1973)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들이 경매에 나온다.
케이옥션은 오는 25일 오후 4시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경매를 갖는다
권진규의 조각 9점과 함께 한국 근대화단의 조형도를 형성한 근대 주요작가 8명의 작품이 출품됐다.
박수근의 작품 중 몇 점 안 되는 꽃 그림 ‘모란’을 비롯해 천경자·김창열·이우환·정상화·박서보 등 거장들의 수작을 다수 선보인다. 또, 마르크 샤갈·야요이 쿠사마·쩡 판즈·피터 할리·키스 해링·줄리안 오피 등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교과서에도 작품이 수록된 권진규는 당대의 흐름에 쉽게 합류하지 않고 죽음 직전까지 ‘한국적 리얼리즘’에 대해 고민하며 자신만의 독자적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권진규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여러 형태의 조각을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사실적인 자소상과 인간 두상으로만 알려져 있다.
1965년 한국신문회관에서 개최한 제1회 개인전 자료에 따르면, 구상적 인체 조각부터 추상적 도상의 부조까지 출품작들이 넓은 범위에 걸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유학 시절(1949~1959) 석조나 브론즈를 제작하였던 것과 달리, 그는 귀국 후 본격적으로 테라코타 작업에 열중했고, 제1회 개인전을 통해 ‘테라코타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권진규는 석고·석재·목조·브론즈와 같은 전형적인 소재뿐 아니라 신라시대에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공예 기법인 건칠 기법을 응용하여 작품을 제작했다.
권진규는 조각뿐 아니라 적지 않은 수의 부조를 제작했다. 이번 경매에 4점의 부조 작품이 출품됐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특히 첫 개인전(1965년)을 개최할 때쯤 제작된 추상적 도상의 부조는 그가 회화와 조각에 모두 능통했으며, 일찍이 폭넓은 사조들을 수용했던 작가적 역량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에는 상경·혜정·선자 등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대표적인 테라코타 인물상 3점과 기마상 1점,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테라코타 추상 부조 4점과 나무 추상 조각 1점 등 총 9점이 출품됐다. 추정가는 약 14억원.
이밖에도 이중섭이 두 아들과 아내를 일본으로 떠나보낸 뒤 그린 1954년 작품 ‘물고기와 석류와 가족’과 김환기의 1958년 작품인 ‘항아리와 날으는 새’가 경매에 나왔다.
한국화 및 고미술 부문에는 안평대군·양사언·한호 등의 작품이 수록된 서첩 ‘대동휘적’(大東徽蹟), 겸재 정선의 ‘해주허정도’, 추사 김정희 글씨 4점 등이 출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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