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 첫 국무장관으로 토니 블링컨 전 국무차관을 지명했다고 블룸버그가 3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의회 전문 매체 더힐 등에서는 블링컨 전 차관 지명이 예상된다는 보도를 미리 내보내기도 했다.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블링컨 내정자는 하버드 대학과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으며, 당시 바이든 당선인 상원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 집권 당시 1기 정부에서 바이든 부통령의 안보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2기에서는 2015~2017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국무차관을 맡았었다. 바이든 당선인과의 오랜 인연과 국무부 근무 경험 등이 이번 내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당시 블링컨 내정자는 오바마 정부가 내세웠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과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등 아시아 전략 수립에도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에서 근무하던 당시에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북한의 행동변화, 북한의 국제의무 준수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 2016년에는 이란과의 핵 협상 타결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만일 이란과 같이 핵무기 포기라는 결정을 내리면 대북 핵 협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선거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 자문을 총괄했던 블링컨 내정자는 바이든 당선인이 주장해온 것처럼 미국의 리더십 복원을 강조하고 있다. 블링컨 내정자는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질서 리더로서 책임을 저버렸다"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미국이 국제질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보다는 협력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블링컨 내정자는 지난달 CNN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이 친중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 “중국은 우리가 경제·기술·군사·외교적으로 직면한 최대 도전”이라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는 적대적·경쟁적 측면뿐 아니라 협력적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링컨 내정자는 2016년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연설에서 "중국이 북한을 제어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과거보다 줄었지만 지렛대는 유효하다"면서 중국의 역할을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이 유력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설리번 전 보좌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연설문 책임자이기도 했으며,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부통령 안보보좌관 등을 지낸 경력이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