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현아·KCGI·반도그룹 등 '3자연합' 측이 제기한 이른바 산은과 조 회장의 ‘밀실야합’ 의혹에 대해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과 항공 산업 구조 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나가기 위해선 한진칼에 대한 보통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이는 현 계열주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번 항공산업 개편안에 따르면,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한다.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구조다. 대한항공은 2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이 중 1조8000억원을 아시아나 인수자금으로 활용하게 된다. 아시아나의 3자 발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인수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3자연합 측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산은이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해 조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은 이번 구조개편 작업에는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과 함께 산하 저비용항공사(LCC)와 지상조업사 등 관련 자회사 기능 재편도 포함돼 있어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진행될 PMI(인수 합병 후 통합 과정)의 계획 수립 단계에서 세부적인 통합·재편 방안 및 운영 체계가 결정되므로 산은이 컨트롤타워인 한진칼에 투자해야 어떠한 형태의 통합·재편 방안 구조가 설계되더라도 상관없이 소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산은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영구전환사채를 각각 1800억원과 57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에서 산은이 인수할 교환사채의 교환대상은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주식 3000억원이다. 산은은 "이런 점에서 한진칼 보통주 인수금액인 5000억원 이상으로 두 항공사에 자본적 참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한진칼이 아닌 대한항공의 추가 자본확충에 직접 참여해 얻을 실익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세부적인 통합·기능 재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한진칼에 대한 신규 투자가 구조개편 작업의 전체적인 지원 및 감독에 있어 기대되는 의의와 효용이 크다는 판단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2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올해에만 신규자금 2조9000억원을 투입했다. 산은은 “두 항공사의 주채권은행이자 최다 채권자로서 가장 큰 이해관계자”라며 “국내 항공산업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통해 관련 회사의 주주와 근로자, 채권자, 소비자의 가치 제고와 보호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했다.
산은은 “어떠한 근거없는 의혹제기와 비난에 대해서도 의연하고 단호히 대처해 이번 항공산업 구조개편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건전 및 윤리경영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자연합이 신청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은 이달 2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다음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이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