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는 잇따라 '코로나19 예방률 90% 이상'이라는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연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선두'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차별점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제약사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3곳이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으로 접종에 들어갔지만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이들 백신은 안전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의 코로나 예방효과가 95% 이상이라는 임상 최종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모더나도 개발 중인 백신의 코로나 예방률이 94.5%에 달한다고 임상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교는 임상 3상 시험 중간 발표를 통해 개발 중인 백신의 예방률이 평균 70.4%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는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임상을 진행한 결과 각각 62%, 90%의 예방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은 보관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섭씨 2~8도에서 6개월간 냉장보관할 수 있다. 화이자는 영하 70도 이하에서 최대 6개월, 모더나는 영하 20도에서 최대 6개월 보관이 가능하다.
백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모더나는 1도스(성인 1명당 1회 접종분량)당 약 32~37달러(약 3만5000~4만원), 화이자는 1도스당 19.5달러(약 2만1000원), 아스트라제네카는 1도스당 3파운드(약 4300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이자는 각국별로 공급가격에 차이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이자는 미국 정부와 1도스당 19.5달러에 1만 도스를 공급하는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5만 도스에 대해서는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는 유럽연합(EU)에는 19.5달러보다 낮은 가격에 백신을 공급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 정부로부터 백신 개발 자금을 지원받은 게 영향을 미쳤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임상시험을 건너뛰어 세계보건기구(WHO) 우려를 산 바 있는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연구소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는 가격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스푸트니크 V' 공식 트위터를 인용해 "화이자 백신은 19.5달러, 모더나 백신은 25~37달러로 두 차례 접종해야 효과가 있다"며 "스푸트니크 V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영, 12월부터 접종 시작...EU 늦어도 내년 초 접종 돌입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연내 코로나19백신 접종 개시를 목표로 긴급사용 허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우선 접종 대상자를 시작으로 12월 1일(이하 현지시각)부터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개시할 계획이다. 영국은 현재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을 통해 화이자 백신접합성 평가를 진행 중이며,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내달 초 접종 개시를 준비하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미국 정부도 이르면 12월 11일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허가를 내줄 전망이다. 미국 백신 '초고속 작전' 팀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내달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화이자의 백신 긴급사용 승인 신청 건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화이자 백신이 FDA 승인을 얻으면 다음날인 12월 11일이나 12일에 곧바로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실행할 예정이다.
모더나도 내달 초 FDA 긴급사용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의 속도대로라면 모더나도 연내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유럽도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기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손잡고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접종에 돌입할 전망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최근 AF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무렵에 가장 앞서있는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마칠 위치에 정말로 있게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시노팜, 시노백, 칸시노 3개 백신을 필두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월부터 의료진과 외교관, 교사 등을 대상으로 시노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약 100만명이 접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백도 긴급사용허가를 받고 의료진 등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칸시노 측은 지난 9월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칸시노는 내년까지 1억~2억회 접종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지난 8월 '스푸트니크 V' 사용을 허가하고, 10월부터 의료진, 선생님 등 우선 대상자를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12월께 스푸트니크 V 대량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는 언제, 어떻게 맞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백신은 물량이 부족해 건강한 일반 국민들은 오는 2022년은 돼야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WHO의 예측에도 우리나라가 확보한 백신은 '0'개에 불과하다. 미국, 영국,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각각 수만개의 백신을 확보하는 동안 우리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정부는 지난 9월 국무회의를 통해 국내 인구의 60%에 해당하는 코로나19 백신 3000만명분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코백스 퍼실리티에 참가해 1000만명분의 백신을 공급받고,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력해 2000만명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12월 초 정도에 어느 정도의 대략 협상 내용들을 정리해서 확보하는 백신의 종류나 물량에 대해서 국민들께 설명드릴 수 있을 걸로 예상을 한다"며 "부처 내부와 기업 등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회사에 따라서는 협상의 속도가 좀 차이가 있어서 어떤 데는 이미 계약서를 검토하는 있는 단계에 있는 회사들도 있고, 어떤 회사는 구매조건에 대해서 계속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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