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은 24일 기업 편법 등으로 발생한 재해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사회적 약자 보호 수사검사 오찬 간담회'를 열고 "중대 재해 사건은 각종 편법과 반칙이 누적돼 선량한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보는 인재가 대부분"이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국민 기본권도 강조했다. 윤 총장은 "국민 생명권과 안전권은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헌법상 기본권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기업 불법행위로 노동자 38명이 숨진 지난 4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5명이 사망한 지난 7월 용인 물류센터 화재 담당 수사 검사들이 참석했다. 위생관리 소홀로 유치원생 등 100여명이 식중독에 걸린 안산 한 사립 유치원 사건 검사들도 자리했다.
윤 총장은 사회적 약자 보호 관련 수사 검사들과 모두 세 차례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지난 17일에 이어 두 번째다.
1차 간담회에는 주민 경비원 폭행과 심사위원 재임용 대상자 강제추행, 부당노동행위·임금 체불사건 등을 수사한 검사 6명이 참석했다. 윤 총장은 이들에게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한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날인 23일엔 공판중심형 수사 구조 개편을 시범 시행 중인 대구·부산·광주지방검찰청 소속 검사 6명과 점심을 하며 수사 구조를 조서 작성에서 소추와 재판 중심으로 개편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검사 배틀필드(battlefield·전쟁터)는 법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총장이 일선 검사 대면을 늘리는 것은 내부 결속용 행보로 풀이된다. 수사지휘권 발동·검찰총장 감찰 등을 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간담회 때마다 국민 기본권 준수 등 일반적인 원칙을 강조하는 것은 조국 전 장관과 추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가 '공정했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모씨(74)를 요양병원 사건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지난 2012년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데도 요양병원을 개설해 요양급여 22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다. 최씨의 공범은 앞서 이미 처벌을 받았지만 최씨는 지금까지 처벌을 피해왔다.
이와 관련해 윤 총장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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