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6일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연임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는 정관상 회장 임기 종료 3개월 전까지 연임 의사를 밝히도록 하고 있다.
재계는 이변이 없는 한 그의 연임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사회가 꾸리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보추천위)’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한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현 회장에 대한 대내외 평가 관련 인터뷰 등을 포함해 약 한 달간 자격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 회장의 가장 큰 장점은 그가 취임과 동시에 내세운 경영이념인 ‘기업 시민’ 성과다. 그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차별없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며 기업시민으로서 포스코의 역할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작년 3월 실행 기구인 기업시민위원회를 발족했고, 경제적 이윤 창출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하겠다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화두로 삼는 가운데 포스코는 기업 시민을 통해 철강 1위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실적 위기 돌파 능력도 입증했다. 포스코는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방산업이 부진, 지난 2분기 창립 이래 첫 적자(별도 기준)도 냈지만, 3분기 금세 흑자 전환했다. 특히 ‘재무통’ 출신인 최 회장이 다각적인 방법으로 재무구조를 혁신해 재고와 매출채권을 최소화하는 한편 현금은 최대로 확보한 점은 유의미하다. 이 덕분에 포스코는 해외 철강사와 달리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4분기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2차전지(배터리) 소재사업 전망도 밝다. 과감한 투자도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인 양·음극재 시장 확대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8500억원은 시설 투자에 쓰이고 나머지는 운용자금으로 활용 예정이다. 최 회장은 2018년 포스코케미칼 대표 시절 이미 “배터리 소재 사업은 철강에 버금가는 사업이 될 것”이라는 혜안을 보였다. 이어 같은 해 11월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배터리 사업으로 설정,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다만 그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그룹 통합물류 자회사(가칭 포스코GSP) 설립은 난항이다. 한국선주협회 등이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당초 공언했던 연내 출범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내부에서 이미 포스코GSP 출범 철회를 결정했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포스코 측은 현재로선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이처럼 지난 임기 동안 공과를 따지는 후보추천위의 자격심사를 통과하면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된다. 별다른 이변이 없으면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제 10대 포스코 회장으로서 연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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