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적으로 약 5000곳에 달했던 P2P대출 업체가 이제는 3곳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6일 류푸서우(劉福壽)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수석 변호사가 중국 국무원 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이날 브리핑은 금융 리스크 예방 성과를 강조하는 자리였다. 불법 자금대출 만연 등으로 인한 금융 리스크 우려로 P2P 대출업계는 그동안 당국의 단속 대상이었다.
중국경제주간은 지난 23일 “P2P대출업이 5년간 대대적으로 정리됐다. P2P대출업체 사망률은 거의 10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 P2P대출 사업 접고 '핀테크' 기업으로 부활
한때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P2P 금융산업이 이제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P2P대출업체들은 이제 사업을 접고 핀테크 등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P2P 대출 원조 격인 파이파이다이(拍拍貸)가 대표적이다. 파이파이다이는 중국 제1호 P2P대출 업체로 상하이에서 2007년 탄생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P2P대출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며 "이미 대출지원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업명도 신예커지(信也科技)그룹으로 바꿨다. 장쥔(張俊) 파이파이다이 창업주는 "우리는 P2P대출과 이제 아무 상관없다. 현재 핀테크 업체로 탈바꿈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파이파이다이는 최근 공유자전거 서비스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자인진커(嘉銀金科) 산하 P2P 대출 플랫폼 '니워다이(妳我貸)'도 마찬가지다. 니워다이는 이달 초 P2P 대출 사업과 작별을 고했다. 대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에 기반한 금융리스크 통제 시스템을 갖춘 원스톱 인터넷 신용대출 솔루션을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로 거듭나는 중이다.
지난달 말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핀테크' 공룡 루팩스(陸金所, 루진쒀)는 지난해 일찌감치 P2P대출 사업에서 손을 뗐다. 대신 핀테크 기술에 기반한 개인신용대출과 자산관리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P2P 대출업계 불어닥친 '구조조정' 칼바람
사실 '핀테크 왕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그동안 P2P 금융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P2P 대출업체는 간단히 말해서 여윳돈이 있는 사람을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제도권 금융에 가로막힌 서민들이나 중소기업들이 대거 이용했다.
중국 정부도 금융 혁신 차원에서 P2P 대출을 적극 장려했다. 2015~2017년까지 매년 평균 1000개씩, 많을 때는 1500개씩 새 업체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P2P 대출업체들의 증시 상장도 이어졌다. 이런다이, 파이파이다이 등 업체들이 줄줄이 뉴욕거래소에 입성했다.
하지만 P2P 관련 대출사기, 불법자금 조달 등 문제도 잇따르며 중국 당국의 금융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도 커졌다. 지난 2016년 중국 대형 P2P 대출 플랫폼 이쭈바오는 전국적으로 90만명 투자자에게 500억 위안(약 8조6000억원)을 가로챈 게 대표적이다. 이는 중국 역사상 최대 금융 다단계 사기로 기록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불법자금 조달 등 금융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P2P 대출업체에 대한 규제·단속 고삐를 조여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