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아시아나 매각 갈림길...법원 판단 늦어도 내달 초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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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11-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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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항공사 '빅딜'의 첫 번째 고비로 꼽히는 조현아·KCGI·반도그룹 등 3자연합 측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내달 1일 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경영권 분쟁 중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위법이라는 판례를 적용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 좌초는 불가피해진다.   

25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560호에서 KCGI가 신청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에 대한 심문을 진행한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은 KCGI 측의 "이번 인수합병은 산은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따라 실시됐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산은이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해 조 회장에 우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서다. KCGI를 비롯해 한진칼, 산업은행 등 이해관계자들은 이날 법정에서 산은 출자의 정당성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산은과 조 회장 측은 신주발행이 항공산업 재편을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한진그룹은 보도자료를 내고 "(법원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붕괴되며, 10만명의 일자리가 사모펀드의 이익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했다.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구조다.

반면 KCGI 측은 산은의 제3자 유상증자 참여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CGI도 이날 자료를 내고 "불과 얼마전까지 대한항공의 영업흑자를 홍보하며 7조원의 자금이 몰려 성황리에 채권발행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한진칼이 이제 와서 차입과 채권발행은 물론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국책은행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지원할 경우 최대한 자금대여로 지원하거나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인수하는 등을 통해 관리 감독을 넘어선 경영간섭을 삼가는 것이 법률과 기존의 관행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각국의 항공사 지원 사례와 산업은행법의 입법취지로도 이는 증명된다는 게 KCGI의 주장이다. 

법원이 산은의 신주발행 목적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다. 산은의 주장대로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 위기 상황이 인정될 경우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상법은 기존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을 제한하고 있지만, 재무구조 개선이나 기술제휴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등 '긴급'한 사항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항공업 위기 상황이 급박해 이에 포함될 경우, 기존 계획대로 한진칼에 대한 신주발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또한, 한진칼의 회사 정관 제8조 2항에 따르면,회사의 긴급한 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기관 투자가에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주주 외의 자에게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산업재편 및 구조조정 전문 금융기관'으로 산은이 적용될 경우 계획대로 신주발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반면, 기존 판례로 보면 KCGI가 유리하다. 상법 제418조 제1항은 '주주는 그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서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식회사의 대주주가 자기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주식을 발행해 다른 주주의 지분율 희석을 초래하는 것을 제한한 것이다. 실제 국내 소송 판례를 보면 대법원은 2009년과 2015년, 각각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은 무효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진칼 소액주주연대도 주주들의 뜻을 모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경영진을 규탄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이번주 안에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사진 = 아시아나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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