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네이버, 삼성전자 등 AI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술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행사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구현모 KT 대표,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AI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했고 2029년까지 1조원을 투자한다”면서 “AI 법·제도 개선 로드맵을 연말까지 마련해 규제를 개선하고 기업 혁신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는 “2030년까지 세계 70%의 기업이 인공지능을 활용할 것”이라며 “AI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할 금액이 무려 13조 달러(약 1경44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2월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 세계 3위’를 목표로 한 ‘AI 국가전략’을 수립해 인프라 확충, 기술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AI의 효용성을 하나하나 직접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태어난 지 세 돌이 되도록 고개도 못 들던 발달지연 아기가 정밀진단 인공지능 ‘닥터 앤서’의 진단과 처방으로 한 달 만에 고개를 들고 기어 다닐 수 있게 됐다”면서 “1800종이 넘는 소아 희귀질환 발병 유전자를 검사하느라 기존 검사방법으로는 병명 진단에만 평균 5년이 걸렸지만 닥터 앤서는 불과 몇 분 만에 아기의 정확한 병명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의 AI 기술의 역할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인공지능 ‘누구 케어콜’은 자가격리 대상자들에게 하루 두 번씩 전화를 걸어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했다”면서 “원격교육과 재택근무, 소상공인의 고객유형별 할인전략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됐고 코로나 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 기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AI 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기업의 성과 역시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기술을 실현하는 여러분들이 진정한 개척자”이라며 치켜세웠다.
먼저 중소기업 ‘루닛’이 개발한 폐질환 진단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브라질, 이탈리아 등 세계 80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소식을 소개했다.
이어 “데이터를 개방한 네이버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인공지능 개발을 돕는 한편,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로봇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U+), 현대중공업 등 9개의 산·학·연과 손잡고 ‘인공지능 원 팀’을 구성한 KT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공동 연구와 인력 양성을 통해 ‘호텔 로봇’처럼 개별 기업의 분야를 뛰어넘는 혁신적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는 제품의 혁신을 넘어 재난과 감염병 대응처럼 사람 중심 인공지능으로 인류의 안전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카카오와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 반도체를 출시하는 SK텔레콤의 미래도 매우 밝다”고 호평했다.
문 대통령은 AI 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인재 양성으로 첨단 인공지능의 역량을 키우겠다”면서 “지금까지 인공지능 대학원 12개가 설립됐고 한국판 뉴딜로 인공지능 인력을 총 1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현장 노동자들이 인공지능을 배우고, 활용하며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재직자 교육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튼튼한 데이터 활용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면서 “정부는 ‘데이터 3법’과 ‘지능정보화기본법’을 마련해 안전한 데이터 활용체계를 갖췄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대해 이용을 활성화하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한국판 뉴딜 대표사업인 데이터 댐 사업을 통해 자율차, 로봇,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등 산업 분야별 혁신 방안과 연계하고, 데이터 활용 속도를 한층 높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사람이 소외되지 않는 AI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리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해도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편리함과 동시에 사람의 소외를 초래할지도 모를 어두운 측면도 무겁게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기술 오용, 데이터 편향성, 개인정보 침해 등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고 사라지는 일자리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을 두텁게 만들겠다”면서 “국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인공지능의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사람 중심의 따뜻한 인공지능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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