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과 한림대 연구팀은 파킨슨병에 걸린 쥐에게 하루 1g의 홍잠을 9개월 동안 투여한 결과 운동 능력, 자세 조절 능력 등이 개선됐다고 26일 밝혔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근육이 마비되거나 경련이 일어나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증상이 생기는데, 홍잠을 먹은 쥐의 운동능력은 먹지 않은 쥐보다 4배 증가했다.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인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도 홍잠을 먹은 쥐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홍잠을 먹은 초파리의 기대수명은 19.44일, 건강수명은 15.41일로, 먹지 않은 초파리보다 각각 7.02일, 9.11일 더 길었다.
숙잠(熟蠶)은 너무 딱딱해 먹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농진청은 쪄서 익히거나 분말로 만들어 먹기 쉽게 개발했다. 단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농진청은 또 지난해 전남대 연구팀과 귀리의 '아베난쓰라마이드(Avn-C)' 성분이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쥐에 Avn-C 물질을 2주간 투여한 결과 기억력이 정상 수준으로 개선되고, 공격적인 성향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귀리는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B, 필수 아미노산 등이 풍부해 '슈퍼푸드'로 불린다. 치매 예방에 좋은 아베난쓰라마이드 물질은 현재까지 보고된 곡물 중 유일하게 귀리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른 품종에 비해 국산 귀리 품종인 '대양'에 해당 물질이 더 많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농진청은 올해 6월 삼육식품과 손잡고 귀리의 쓴맛을 없애고, 단맛을 부각시킨 농축 분말을 만들어 쉽게 먹을 수 있는 귀리 두유를 개발했다. 귀리 선식을 두유에 타서 먹는 방식으로 귀리 음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진청은 파킨슨병 예방에 효과가 입증된 홍잠의 연구 결과를 아시아·태평양 곤충학회 논문으로 게재하고 특허등록도 완료했다. 치매에 좋은 귀리도 국내 특허 절차를 마치고, 미국과 유럽·중국 특허도 출원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아울러 홍잠과 귀리 모두 의료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고령층에 많이 생기는 질환인 파킨슨병, 치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소재 개발 기술을 확보했다"며 "대중이 먹기 쉬운 과자, 음료 등 식사 대용 식품으로 개발하는 연구도 병행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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