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저녁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6일 오전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완전한’ 통제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왕 부장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이 가능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양측이 해야 하는 것은 방문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여건이 성숙되면 성사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쓰고 있는 마스크를 가리켰다.
왕 부장은 “지금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나. 이런 것들이 영향을 미친다”면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나 시 주석의 방한이 가능하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꼭 코로나가 끝난 뒤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코로나19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무엇이 완전히 통제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양측이 협의할 수 있다”면서 “우리 역시 빨리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한·중은) 서로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의 말을 종합해보면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사실상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기에 시 주석의 방한은 성사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수도권을 중심으로 3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방역방침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한 상태다.
특히 이날은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18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6일 신천지 사태 당시 518명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을 넘어선 것이다. 또 지난 8일 100명을 넘어선 지 18일 만이기도 하다.
한편 왕 부장은 시 주석의 방한 시기에 대해 “외교적 소통으로 논의하고 있다”라면서 “한국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시 주석의 국빈방문을 따뜻하게 요청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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