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이어 초대형 경제블록 '한중일 FTA' 새 동력...경제적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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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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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RCEP 이어 3국 FTA 체결 본격 시동

  • 2012년 11월 협상 개시...지난해 마지막 협상

  • 3국 FTA 체결하면 경제 구조 상호보완 기대

  • 중국, '바이든 견제' 위해 적극...일본은 주저

  • 한·중 FTA 후속 협상 후 시진핑 방한 기대도

한·중·일이 최근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최종 서명한 가운데 3국 간 FTA 체결에도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한·중·일 FTA는 2003년 공동연구를 시작, 2012년 11월 협상이 개시됐지만 3국 간 입장 차로 지금까지 체결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27~29일 서울에서 16차 협상이 진행된 이후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3국 FTA가 체결되면 유럽연합(EU)에 버금갈 정도의 강력한 협정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경제 대국인 3국이 상호 간 무역 장벽을 낮출 경우 3국 경제성장 및 내수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3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합은 무려 약 16조5709억 달러(약 1경8322조원)에 달한다.

다만 일본 정부가 자국민 보호 등을 이유로 선뜻 나서지 않고 있어 결국 협상 타결의 키(Key)는 일본 정부가 쥔 듯 보인다.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전 팔꿈치 인사를 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한·중·일 FTA로 美 견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6일 오전 10시 25분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중 양자관계에 대한 협의를 중점적으로 주고받았다. 왕 부장은 지난 24일 방일해 25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예방한 직후 한국을 찾았다.

외교가에서는 왕 부장의 한·일 연쇄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한·중·일 3국 FTA를 본격 추진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앞서 중국은 미국 주도의 반중(反中) 노선과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대응하기 위해 RCEP 체결에 박차를 가해왔다.

또한 중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의사도 밝히는 등 주변국과의 협력 확대에 전방위적으로 힘쓰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한·중·일 3국 간 FTA도 체결하기를 바라는 셈이다.

3국 FTA가 체결될 경우 한국에 미칠 경제적 효과는 간과할 수 없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교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업종별로 다르겠지만 한국 경제에 분명히 도움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무역 자체가 위축된 가운데 협상만 잘 하면 한·중·일 경제구조가 상호보완적이어서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세 국가 모두 국내총생산(GDP) 성장 폭이 1% 안팎으로 높아지는 등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중의 전략적 경쟁 속에서 미국의 전통 우방국인 한·일이 중국과 경제 협력을 넓히는 데 대한 리스크(위험)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3국 FTA의 경제적 효과를 고려할 땐 올해 한국이 상임국을 맡은 제9차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예정대로 개최돼 3국 FTA 논의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현재 중·일 양측에 3국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를 거듭 타진하고 있지만, 일본 측이 한·일 갈등을 이유로 들며 거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국 정상회의 개최도, 3국 FTA 타결도 모두 결국 일본 정부가 칼자루를 쥐고 흔드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3국 FTA와 관련, 농업 분야 개방을 민감히 여겨 주저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FTA 협상 마무리 단계 때 習 방한 유력

이런 가운데, 한국과 중국은 상호 간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할 조짐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경제 회복,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 등 국제사회 노력에 기여할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왕 부장은) 양자, 한·중·일 간 역내 통합, 경제 질서 구축에 대한 중국 입장을 적극 표시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 또한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취재진과 만나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언급, "(양국이) 조만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2015년 6월 FTA를 체결하며 2년 내 서비스 투자 후속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지만, 예상치 못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지금까지 후속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미·중 갈등 심화 등 지정학적 요인의 영향으로 중국은 최근 한·중 양자 간 FTA 후속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창배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는 "중국이 한·중 FTA와 RCEP 등을 통해 미국이 얘기하는 '리저널(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빨리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중국 정부의 기류를 바꾼 셈"이라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또 한·중 FTA 후속 협상 타결 시기와 관련, "내년 상반기까지 후속 협상을 진행해 협상 마무리 시점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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