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인 배터리 분사 후 신성장 먹거리로 바이오부문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직원들이 신약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사진=LG화학]
LG화학이 26일 실시한 정기인사는 배터리 부문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한 후 처음 맞는 인사였기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배터리’라는 강력한 성장동력을 잃은 LG화학이 차기 먹거리로 어떤 사업을 선택할지 인사를 통해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답은 ‘바이오’였다. LG화학은 이번 인사에서 생명과학사업본부 임원을 요직에 앉혔다.

손지웅 사장[사진=LG화학]
지난 2017년부터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사업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송 사장 취임 이후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유전성 비만 치료제·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신약의 임상을 진행하며 파이프라인도 강화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바이오 벤처기업 셀리드·스마젠 등과 코로나 백신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성장호르몬제·DPP-4계열 당뇨병치료제·HA관절주사제 등 기존 생산 약품의 시장 점유율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LG화학은 송 사장과 더불어 윤수희 상무를 생명과학사업본부 최초의 여성 전무로 발탁했다. 윤 전무는 바이오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주요과제 개발을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번에 부사장으로 임명된 김성민 부사장도 생명과학본부가 LG화학에 인수되기 전 LG생명과학에서 CHO를 맡아 인재 관리를 한 경험이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생명과학사업본부 임원을 공격적으로 배치한 것을 보면 LG화학이 배터리 다음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선택한 것이 명화해 보인다”고 전했다. 송 사장을 필두로 윤 전무가 파이프라인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김 부사장이 관련 인력 채용을 도와 사업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LG화학 측은 “현재 신약 후보물질 40여 개 중 다양한 후보물질의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신약개발 성과 창출을 위해 자체 R&D 능력을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기준 LG화학 매출 중 생명과학사업본부의 비중은 2%에 그친다. 지난 2017년 LG화학은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했다. 당시 LG그룹은 신성장동력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 차원이라고 설명하며 '2025 세계 5위' 목표를 내세웠다.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분할하면서 바이오사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배터리 분사로 성장동력이 없다고 토로하는 투자자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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