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물가상승 △산업가동률 저하 등 3중고로 인해 “비합리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환율이 급락했단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하거나, 바닷물이 코로나19로 인해 오염되는 것을 우려해, 북한 바다에서 어로와 소금 생산을 금지하는 등 ‘비이성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보고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밝혔다. 하 의원은 “방역 규정을 이행하지 않아서 처벌하고 심지어 처형한 사례도 있다”며 “과잉 분노 표출이 있고, 상식적이지 않은 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예를 들어 합률이 급락했다는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10월 말에 처형했다고 한다”며 “처형된다고 안정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또 바닷물이 코로나로 오염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북한 바다에서 어로와 소금 생산을 금지했다”며 “이건 좀 심하다. 오염 우려가 있어서 고기를 못 잡게 하고 염전을 못하게 했단 것”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이달 초 혜산과 나산, 남포 등 외화물품 반입이 확인된 해상을 봉쇄 조치했고 최근엔 평양과 자강도 역시 봉쇄하는 등 통제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중 교역규모는 지난 1∼10월 5억3천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중국에서의 물자 반입 중단으로 설탕과 조미료 등 식료품값이 4배로 치솟았다고 한다. 특히 1만 6500원 선이었던 조미료는 7만 5900원으로, 연초 1㎏에 6000원대였던 설탕은 2만 7800원으로 뛰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북한의 ‘비합리적 대응’의 이유와 관련 “북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 3중고에 대한 스트레스다”라며 “통치에 대한 불안감과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비이성적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닌지 추측할 순 있어도, 따로 국정원의 보고는 없었다”고 했다. 하 의원은 “코로나에 대한 무지와 공포, 그래서 대응을 비과학적, 비합리적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대남도발 가능성과 관련, 김 의원은 “SLBM동향은 파악되고 있다고 한다. 그게 정말 쏠려고 하는지, 도발하려고 하는지, 아니면 일상적 행동을 보이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한다”며 “도발을 할지 안 할지 아직까진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개정안을 이날 중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김 의원은 “좀 논의하고 월요일에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다만 하 의원은 “협의 여지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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