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 정책으로 시작된 국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 담배 브랜드 소비는 거의 타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재팬 운동이 시작된 지 1년 뒤인 지난 7월부터는 되레 일본 담배 브랜드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필리핀에서 수입한 필터담배(궐련담배) 수입량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300t 대였으나 7월 이후 10월 현재까지 400t 대로 늘었다.
필리핀 수입물량을 일본 담배로 보는 것은 현지에 일본 담배회사 JTI의 생산 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JTI는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 카멜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JTI와 달리 KT&G, 필립모리스, BAT 등 3개 업체는 내수용은 국내에서 생산한다. 필리핀에 생산기지를 둔 담배회사는 JTI가 유일하다. 때문에 필리핀에서 수입해 오는 담배는 거의 JTI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필리핀에서 들여오는 물량은 200t 대에서 400t대를 오갔다. 이 가운데 올해 1월 230.2t, 3월 218.7t으로 수입 물량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2월 JTI가 담배에 청소년 판매 금지 문구를 누락해 판매 중단에 들어가 올 초까지 재고가 상당량 남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후 7월 465t, 8월 400.6t 9월 411.8t, 10월 420.9t이 국내로 들어오며, 4개월 연속 400t대를 기록하고 있다. 다시 일본 담배 수입량이 노재팬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일본 담배는 노재팬 영향으로 소비가 크게 꺾인 일본 맥주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담배 시장의 특수성을 꼽았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담배는 고객 충성도가 높은 제품”이라며 “맥주는 여러 브랜드를 옮겨 마셔도 이질감이 적지만, 담배는 적응된 제품을 한 순간에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JTI가 불매 운동을 비켜갔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사히 맥주나 유니클로 등은 수입맥주 시장 1위, 히트텍 대란 등 상징성이 있었지만 타사에 비해 점유율이 떨어지는 JTI는 불매운동에 들어가도 이를 인식하는 소비자가 적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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