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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아주경제 DB]]
최근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이 연이어 상향 조정되고 있다. 대형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AA' 등급까지 진출한 회사들도 나왔다.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등 내실을 다지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8일 교보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사업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 강화, 최근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적정성 개선을 상향 이유로 밝혔다. 김성훈 수석연구원은 "투자중개 외에도 자산관리와 IB부문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2015년부터 최근 5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약 9%로 업계 상위권의 수익을 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9월 말 현재 우발부채 잔액이 자본 대비 62%인 7636억원에 머물고 있다. 2018년 하반기 이후 자본 대비 100% 이내로 우발부채를 통제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 6월 교보생명으로부터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은 이후 순자본비율이 지난해 말 434.9%에서 617.3%로 늘어났다. 김 수석연구원은 "영업용순자본비율, 순자본비율, 레버리지배율의 내부 한도를 타 증권사보다 높게 설정하고 있어 향후 자본적정성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마찬가지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도 같은 근거로 교보증권의 신용등급을 AA-로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이들 증권사가 실적 호조는 물론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건전성을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지난 8월 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한 바 있다. 최근 신용등급이 오른 다른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다변화된 수익구조, 재무구조의 개선 등이 반영됐다.
BNK투자증권 역시 지난 26일 유상증자가 결정되며 주요 신평사들이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향후 상황에 따라서는 신용등급 상향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선주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시장지위가 강화되고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8000억원 중반의 자본력을 갖추게 되어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증권사 그룹 내 자본력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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