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단종된 카드 상품 수는 증가세다. 지난 2017년 73종에 불과했던 단종 카드는 2018년 82종으로 늘어난 뒤, 가맹점 수수료가 한차례 더 낮아진 지난해 160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역시 지난 10월까지 222종이 넘는 카드상품이 단종돼, 최근 3년 들어 가장 많은 종류의 카드가 단종 수순을 밟았다.
카드업계는 내년에도 알짜카드들이 단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초에는 3년 주기로 돌아오는 가맹점 수수료 산정을 위한 ‘원가 분석 및 적격비용 산출 작업’이 진행된다. 적격비용 산출 작업은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 구조를 뜯어보고 원가에 맞춰 수수료 수준을 조정하는 작업이지만, 영세가맹점 지원 명목으로 매번 인하됐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에 알짜카드를 단종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짜카드 신규 출시 역시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초부터 수익성 분석을 통해 향후 5년간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품만 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이 도입돼 혜택 높은 카드 상품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카드사들은 카드 신상품을 만들 때 판매 비용보다 수익이 크도록 설계해야 하지만 연회비, 가맹점 수수료, 할부 수수료만 수익으로 인정돼, 많은 혜택을 담기 어렵다.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과당 경쟁을 벌이는 고비용 영업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지만, 오히려 부가서비스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3년 주기로 돌아오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작업은 통상 4월 이후 진행됐는데, 내년에는 1월부터 시작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미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은 0%에 가깝지만, 수수료 인하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된 만큼 한 차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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