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경제난' 위태로운 北, 내년 1월 당대회 연기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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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12-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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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코로나19 여파 8차 당대회 연기될 수도"

  • "체제 불안정 우려 존재, 당대회 연기는 없을 듯"

  • "내년 1월 1~5일 개최하고 신년사 생략할 수도"

북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운영 전반 실태를 비판하고 내년 1월로 예정된 제8차 당대회 준비를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현재 미국 대선 결과에도 침묵한 채 내년 1월로 예정된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2주 간격으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연이어 주재하고 제8차 당 대회를 위한 성과 도출을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경제에 직격탄을 날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계속돼 김 위원장이 만족할 만한 결과 도출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보고에서 북한의 제8차 당 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방역 문제로 참가자 선발을 위한 하급 회의가 지연되고, 군중시위와 횃불 행진 등 기념행사도 일시 중단됐다”면서 “80일 전투도 당 대회 개최에 맞춰 아직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당 대회 개최일을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최근 북한 내 상황에서 당 대회를 개최하긴 힘들 것으로 본 것이다.

 

2016년 5월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7차 대회 폐막을 경축하는 군중대회에서 주민들이 꽃술을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대회 연기 없을 듯···1월 1~5일 개최 가능성 有”

하지만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일 “지금까지 북한이 당 대회를 연기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 대회를 연기하면 오히려 북한 민심이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해 첫날인 내년 1월 1일 또는 1월 2~5일 당 대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홍 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된 ‘2021년 한반도 연례 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월 5일 당 중앙위 제7기 제19차 정치국 회의에서 제8차 당 대회까지 남은 기간 80일 전투 전개를 주문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80일 전투’를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직후부터 계산하면 12월 29일에 종료된다고 보고, 제7차 당 대회 사례를 언급했다.

홍 실장은 “70일 전투의 3~4일 후 제7차 당 대회를 개최했던 지난 전례를 본다면 (제8차 당 대회는) 1월 1일 또는 1월 2~5일 개최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내년에도 없을 것으로 내다보며 제8차 당 대회 개최 시점에 주목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 연설의 부담을 덜고자 제8차 당 대회 개최 시기를 제7차 당 대회 이후 4년 8개월만인 내년 1월로 잡았다고 추측했다.

홍 실장은 “한 해의 중간인 5월에 사업총화를 하고 새로운 전략 노선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연 단위로 정책적 매듭을 짓고 연 단위 사업을 추진하는 차원에서 1월 개최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 단위 정책 방향을 담는 신년사 연설 이후 불과 몇 개월 후 5년 단위의 전략 노선을 발표하게 되면 선후가 맞지 않는 것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면서 신년사와 제8차 당 대회 연설 내용 중복의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일연구원이 1일 '2021년 한반도 연례 정세전망'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정혜인 기자]

 
◆ “김정은 ‘핵군축’ 언급, 점진적 비핵화 속내 보일 듯”

홍 실장은 또 북한이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보다 먼저 제8차 당 대회를 열고 선제적인 대미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월 20일 미국 대통령 취임식쯤 당 대회를 하는 이유는 ‘선제적인 메시지’ 제시 효과를 노린 것으로 추론된다”며 “미국 신정부의 대북 정책을 보고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향후 대북 정책 수립에 일정한 영향을 주는데 무게를 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제8차 당 대회서 ‘핵 군축’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했다.

홍 실장은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안보팀에 북한의 점진적인 비핵화를 이야기하는 그룹의 입지 확대를 겨냥해 핵 군축의 논리를 강화하는 ‘핵독트린’을 재차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점진적 비핵화’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신년사에서 ‘군축’을 언급할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자위적 수단’이고, 선제적으로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논리는 재차 강조, 바이든 행정부가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해제’가 아닌 점진적 비핵화 조치로 가도록 유도할 거란 것이 홍 실장의 설명이다.

한편 홍 실장은 2021년에 ‘김정일 사망 10주년’, ‘김정은 집권 10년 차’라는 점을 언급하며, 집권 10년을 결산하는 차원에서 김정은 시대 통치체제의 일차적 완성으로 평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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