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부위원장은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9인에 대한 1차 공판기일에서 모두진술 기회를 얻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15년 새누리당 추천으로 특조위 부위원장을 지내며 "특조위가 진상을 규명할 내용이 없음으로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2주 넘게 일방적으로 출근하지 않는 이른바 '결근 투쟁'으로 특조위 운영에 파행을 빚게 했다. 이후 특조위 해체와 당시 이석태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사표를 내 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인데 공소사실에 기재된 기간은 단순 변호사 신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 법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이 위원장 등 민간인 좌파들이 준비단을 점거한 사실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부분이야말로 직권남용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위원장 재직 당시 "이 위원장 등 일부 위원들이 수시로 유가족이나 시민단체와 유착해 별정직 공무원 대부분을 시민사회단체 출신으로 채우는 등 위원장이 채용을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그는 이날 "위원회가 만들어진 이상 생산적 활동을 하자는 입장이었다"며 "그간 진상규명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지만 8개월간 예산 등 허심탄회한 논의 없이 부족한 부분만 얘기했던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연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태를 언급하며 "대립하는 대상이라고 해서 제지하는데 무조건 정당성을 부여해선 안 된다"며 "개혁 대상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엔 연영진 전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여권에서 특조위 활동에 방해를 줬다는 의혹이 나왔다.
연 전 단장은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2015년 1월 16일 특조위를 가리켜 '세금 도둑'이라고 해 논란이 됐던 발언을 하기 전날, 조 전 부위원장 등과 함께 김 의원을 만났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검찰이 "해당 진술은 만났다고 한 당일이 '증인이 평화방송과 한 전화인터뷰 일정'과 겹친다며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 전 실장 등 판결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보는가"고 물었다.
이에 연 전 단장은 "당시 김 의원 발언 전날 조 전 부위원장과 그를 만났던 것은 4년 전이라도 분명히 기억하는데, 전화 인터뷰와 겹친다고 물어 확실치 않다고 (동부지법서) 대답해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당시 조 전 부위원장은 김 의원 발언 이후 "특조위는 '세금 도둑'"이라는 취지로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청와대 행적조사 안건 의결에 대응해 특조위 진상규명국장 임용 절차를 중단시키고,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는 등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특조위 활동 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파견공무원 복귀와 예산 미집행 등을 통해 특조위 활동을 강제로 종료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 이 전 실장 등은 행적조사에 대한 항의로 여당 추천 위원인 이헌 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 사퇴를 추진한 혐의와 이 전 부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청와대 행정관에게 '부위원장 교체방안' 문건을 작성해 보고하게 한 혐의도 공소장에 기재돼있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준비기일에 이어 이날 첫 정식공판에서도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향후 증인신문 등을 통해 치열한 사실 공방이 벌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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