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사흘째 400명대를 기록하며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핀셋방역 효과가 곧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하고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좀처럼 줄지 않는 확진자 수에 국민들께서 많이 불안하실 줄 안다"며 "그러나 그간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5일 간격으로 2번 상향 조정한 만큼 그 효과는 금주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날부터 시행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알파' 단계를 두고 '찔끔 조치'라는 비판 여론이 불거지자 민심을 달래기 위해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세 차단을 위해 거리두기 단계를 방역 최고수위인 3단계로 격상하자는 목소리를 내왔다.
정 총리는 "최근 1주간 국내 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438명으로 확진자 수로만 보면 전국 2.5단계 격상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이 맞다"고 방역 위험 수위에 다다른 점을 인정했다.
그는 "하지만 단계 격상은 확진자 수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 60대 확진자 수와 중증 환자 병상 여력, 감염 재생산 지수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효과 분석이나 평가 없이 단계만 격상하는 것은, 이에 따른 엄청난 사회·경제적 피해를 간과하는 것"이라며 "중·소상인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 활동 특성상 실제 많은 서민이 큰 피해를 입는다"고 부연했다.
그는 "수도권 2단계 유지와 함께 추가된 일부 업종에 강화된 방역 조치는 수많은 각계 전문가들이 고민하고 토론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감염세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젊은 층이 주로 활동하는 다중이용시설 방역을 강화하는 '핀셋방역'이 최선의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정 총리는 "필요시 정부는 망설임 없이 신속하게 단계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거리두기 단계 격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51명 늘어 누적 3만 4652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53명, 경기 86명, 인천 15명 등 수도권이 255명에 달한다.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내 주요 집단감염 사례로는 이날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영어 보습학원에서 총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외에도 서울 서초구 건설회사(13명), 경기 용인시 키즈카페(89명) 등 정부의 '핀셋방역'을 비켜간 곳에서 집단 감염이 터져 나왔다.
정 총리의 설명은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누리꾼들은 "젊은 사람들 정밀타격이라는데... 위험한 곳 입장 다 되는데요?", "젊은 층만 문제가 아닐 텐데?", "그냥 거리두기 단계를 2.975단계로 조정하시죠?", "이럴 거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요구에 목소리를 보탰다. 의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1.5단계나 2.5단계 식의 세분화에 이어 '2단계+α'와 같은 핀셋 방역이 적용돼 국민들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최근 상황을 고려한다면 12월 초중순에는 많은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기에 1∼2주의 단기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유행을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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