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확장기에서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하락기에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주목받는다. 부동산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시장 확장, 축소에 탄력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을 갖춘다면 코로나19 팬더믹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올 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국내 프롭테크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였다. 부동산 가격은 올랐지만 거래는 침체됐고, 코로나19로 비대면 분양이 늘어나며 건설현장의 언택트 경향도 강화됐다. 부동산 중개서비스 플랫폼의 대중화로 중개업계와의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최근 한국프롭테크포럼에서 주최한 '2020 프롭테크 글로벌 비전 컨퍼런스'에서 만난 프롭테크 업계 대표 4인방의 '위기와 기회' 전략을 들어봤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과 관련된 모든 산업이 위기였고, 어떤 것을 해야할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면서 "과거의 비즈니스 패턴을 지속할 것인지,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올해는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고 시장이 경직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은 해"였다면서 "동시에 상황이 너무 어렵다보니 기존 공급자(중개인)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는데 이 부분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부동산서비스가 시세 제공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어떤 중개사와 만나야 내가 원하는 집을 찾을 수 있을지' 등으로 보다 정교화될 것"이라며 "중개인의 전문분야, 최근 거래사항 등 이력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은 "프롭테크 업계가 발전하려면 기존 산업 종사자들과의 갈등을 생산적으로 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롭테크 발전에 따라 직방-공인중개사, 빅밸류-감정사 등 기존의 업역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기술발전과정에서 오는 충돌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혁신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사회가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토리와 배경이 없는 기득권은 없고, 이는 누군가의 생존권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후배들은 그런 부분에서 고민을 더 치열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중국의 프롭테크 발전과 달리 한국은 우리만의 상황이 있고 이런 맥락을 충분히 고려해서 기존 플레이어들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 건지 고민하는 게 앞으로 프롭테크 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가령 마켓컬리처럼 틈새시장을 주목하거나 공유주거, 자율주행 등 모바일로갈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환경 속에서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배 대표는 "프롭테크 시장은 앞으로 10배 이상은 커질 것"이라면서 "2021년에는 부동산 건설 쪽에서 투자나 인수합병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혼란스러운 시기일 수록 기본이 중요하다"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뭔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건지를 명확하게 생각하고, 이를 끝까지 지켜나가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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